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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없는 것을 있도록

by bravoey 2008. 9. 6.
어제 갑자기 몸살기운이 온 몸을 덮쳐 집에 오자마자 몸져 누우셔서 밤새 꼴까닥 대는데,
자다자다 지겨웠는지 뭔가 생각도 했다.

살아가는 모든 일이 형태가 갖춰지지 않은 조각들을 모아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환경운동도 거대할 뿐, 형태가 갖춰지지 않은 사람의 생각들을 모아내고
그것을 변화시켜야 하는 과정이고
내가 매번 마주대하는 시간이라는 놈도, 형태가 없음에도 역사라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은가.
내 마음도 그렇다. 형태가 없는 작은 감정의 파편들이 모여 어떤 이를 좋아하게도 하고, 싫어하게도 한다.

인생이란 불확실하고 형태가 없는 것들을 '있는 것' 혹은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아닐까.

한바탕 앓고 나서 그런지 몸은 개운했다. 개운한 몸으로 베란다에 나가보니, 오늘도 해는 떴고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내 차는 여전히 내 집 앞에 잘 있고, 건너편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는 안내하는 언니의 낭랑한 음이 들린다.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나는 누군가를 떠올리고, 할 일을 생각한다.
여전한 것들을 마주하지 않고는 없는 것을 있도록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아한 아침을 만들어보고자 오마니가 인도네시아에서 사다 준 코피루왁을 꺼냈다.
은은한 커피냄새를 맡으니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커피맛은 별로 구분할 줄 모른다. 하하...^^;
우아한 아침 커피의 힘으로 오늘도 '의미'있게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