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이야기>
"헤어졌다며?"
이제 주변에서 이런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위로의 말들.
그 속에서 나는 진실하게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말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설사 떠난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 할지라도
그것은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찾을 것은 위로가 아니었다.
내가 찾을 것은 예전의 내 모습이었다.
할 일 없이 거리를 걷다가 어딘가에 박혀 눈물을 감추는 것을 버리고
슬픈 음악을 찾아들으며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도
아주 가끔 떠난 그 사람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도
그 모습을 눈에서 그리는 것도
다 잃어야하고
내가 찾아야 할 것은
떠난 그 사람이 내게 오기 전,
그 때의 내 모습이었다.
그 때의 내 모습을 찾을 때 비로소
나는 진실하게 내 자신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의 내 모습이야말로
내 사랑의 처음 자세를 되찾아 줄 것이다.
<여자의 이야기>
"헤어졌다며?"
나는 요즘 헤어졌을 때 찾지 말아야 할 것이
사람이라는 것, 그것도 가까이 지내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매번 같은 표정에 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사람들을
반복해서 만나는 내 모습이 너무 우습다.
아무도 내게 위로를 주지 못한다.
설사 떠난 그 사람이 돌아온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위로가 될 수 없다.
아침에 일어나
간밤에 걸려온 전화가 없었는 지 확인하는 버릇과
집 앞에 누군가 서 있기를 바라는 것과
스팸메일함에 내가 아는 이름이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는 것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그 사람을 찾아서는 안된다.
나는 잃지 말아야 한다.
헤어지고 난 뒤의 나의 모습을, 힘들지만 버텨야 하는 내 모습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난 다시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야 난 다시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지 않을 수 있다.
다부지게 먹은 이 마음과 느낌, 생각을 절대로 잃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할 때마다
나는 지금 내 모습을 기억하려 한다.
돌아선 그 사람의 뒷모습을 머릿속에 각인시킨다.
다시는 사랑 따위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 라디오방송드라마에 나가면 어떨까 싶어서 끄적거려 본 것.
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글이므로 스크랩, 복사 하지 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