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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373

'누나'니까 동생이 군에서 군복무를 못하겠다고 뻐긴지 어언 한달. 엄마, 아빠와 면회가서 달래보지만 여유있는 동생의 얼굴을 보면 저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가 싶다. 남이 군복무 안한다면 잡아먹을 듯 해도 내 자식이 안한다면 이해가 가는 그 마음. 남이 군복무를 비판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외치면 멋져 보이면서 내 동생이 군복무를 거부하니까 겁나게 걱정되면서 저건 왜 남들처럼 무난하게 살지 않고 저 모양인가 싶은 내 마음. 얼마전 들은 한홍구 교수의 강의가 생각난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여호와의 증인만의 특권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말. 그래서 평화를 위해 살아가는 기독교인이 오히려 더 해야 하는 게 옳을지 모른다는 그 말. 그 때는 백번 옳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동생이.. 2006. 5. 16.
마음을 진정시키는 법 한껏 우울해진 마음으로 집에 와서 무조건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밥을 먹어 힘을 비축한 뒤에, 내 방부터 부엌, 화장실, 거실까지 쓸고 닦았다. 깨끗한 방을 보니 기분이 왠지 좋아졌다. 구겨진 옷을 다림질 한다. 다리미를 밀었을 때, 구깃구깃한 면이 반듯이 펴지는 것을 보면 이상한 희열감이 느껴진다!!! 내 삶도 이렇게 반듯하게 펴졌으면, 늘 쓸고 닦은 듯 깨끗했으면. 2006. 5. 16.
연애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여러가지 증상들 1.이것저것 챙겨주고 사소한거 하나에도 일일이 신경써야 한다는게 싫다 2.별 용건도 없고 할일도 없으면서 통화 길게 하고 만나야 되고 이런게 나는 귀찮다 3.주변 남자들에게 관심이 없다. 4.관심있는 사람이 있었어도 막상 사귄다고 생각하면 애정이 식어버린다 5.연애하는거보단 차라리 그냥 나 혼자서 관심가지다가 설레여하다가 내가 끝내고 싶을때 끝내버리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6.스포츠 선수나 연예인 등 절대로 손이 닿을수가 없는 남자들만 좋아한다 7.백마탄 왕자님, 유명인과의 로맨스따위 꿈도 안꾼다. 난 지극히 현실적이다. 8.주변의 커플들이 맺어지고 탈나고 식어가고 헤어지는걸 자주 지켜봐왔다. 9.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다. 10.내가 잘난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봐도 난 참 연애하기 별로.. 2006. 5. 12.
불만 마음속이 텅 빈 것 같은데 뭔가 꽉 차서 터질 것 같은 느낌. 난잡한 단어들과 욕구가 뒤섞인 이 밤. 불만스러운 밤이여! 2006. 5. 10.
아이고~ 이 많은 일들을 언제 다하누! 아, 할 일 많은 이 내 청춘! 뒈지겠네, 뒈지겠어~ 췌췌췟! 2006. 5. 9.
비현실적으로 살기로 함. 현실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자고 하면 늘 내 결혼과 가정, 직장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솔직히 내게 결혼과 가정의 이야기는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그건, 아직 내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사람과 오랜 사귐을 가져 본 적도 없거니와, 이젠 누구에게 마음주는 것도 두려운 지경인데, 결혼은 너무 멀다. 다른 인간과 나의 삶을 어떻게 한 공간에 섞을 수 있는지, 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결혼한 부부들은 내게 늘 신비하고 존경스럽다. 어쨌든 결혼생활에서 현실을 말할 때는 주로 경제적인 여건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자녀교육, 생활비, 내집마련. 아주아주 중요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현실이 과연 이런 것에만 머물러 있다면 그 부부관계는 매우 메마른 관계임이 틀림없다고 본다. 부부에게 현실은 서로.. 2006. 5. 7.
휴일 오랫만에 휴일이다. 마음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쉬고 힘낼테다.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정말 제대로 살기 위해 노력할테다. 2006. 5. 5.
푸르른 5월의 어느 날에도 분명히 이런 일이 있었다. 평택땅에 늘어선 경찰과 군인들, 철조망을 보면서 피흘리는 사람들의 얼굴과 내리찍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과연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를 생각했다. 푸르른 5월의 어느 날에도 분명히 이런 일이 있었다. 그건 아주 예전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일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런 일은 동일하게 벌어지고 있다. 내가 속이 상하는 건, 그들의 핏방울도 그러하지만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못하는 시대가 속이 상한다. 평택이 그리되건말건, 세상은 아무런 동요를 하지 않는다. 마치 다른 나라의 사람들 이야기처럼 말이다. 미군기지를 들여오기 위해서 자국민을 상대로 군대를 보내는 이 빌어먹을 상황이,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속이 상한다. 게다가 시민운동을.. 2006. 5. 5.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가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보면 하늘은 참 예쁘다는 생각 뒤로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늘 하늘은 참 예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삶의 모양은 늘 한결같지는 않다. 여러가지 일들에 싸여서 하루를 금방 보내고 어두운 저녁을 터덜터덜 걸어서 집에 오면 이제 끝이다, 라고 생각하며 이부자리를 편다. 언제나 크고 넓게 보면서 작은 걸음을 걸어야 하는데, 걷다보면 그게 그렇게 되지 않는다. 걸음에 쫓겨 걸어가는 기분이다. 으례히, 그러면 누군가를 찾는다. 위로받고 싶은 모양이다. 누군가를 찾아서 이야기를 하고, 듣지만 또 걷는 걸음은 혼자이다. 그래서 다들 평생 함께 할 누군가를 찾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다. 누군가 함께 하는 것조차 내 삶에서 짐이 될 그 순간, 그 사람에게 느낄 미안함에 혹시나 그 사람.. 2006.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