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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글들/칼럼 및 짧은 글

아랍세계의 나비효과를 믿는다

by bravoey 2011. 3. 26.


아랍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내 생애 첫 여행지였던 이스라엘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2003년 크리스마스, 베들레헴을 방문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의 현실에 대한 첫 눈을 뜬 것 같다. 이후로 줄곧 다녀온 여행지는 크게 아랍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작년에 다녀온 레바논과 요르단을 마지막으로 삼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다시 중동에 대해 알고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어람에서 아랍시민혁명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이 열려 냉큼 신청하고, 첫번째 강좌를 다녀왔다. 첫강좌는 안그래도 무척 만나보고 싶었던 김동문 목사님 강의. 교회에서 듣는 선교사님들의 사역이야기와는 분명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리고 들을 수 있는 자리일 거라 예감했다.

교회는 그랬다, 시민들이 피흘릴 때 교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오늘을 사는 기독교인들의, 예수의 길을 제대로 따르고자 하는 자들의 참회의 말이 되어야 할지 모른다. 김동문 목사는 어느 신문에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난 것은 교회들이 기도했기 때문이라는 기사에 분노했더라며, 이런 말을 던졌다. 교회는 그랬다고. 얼마전 대통령을 무릎꿇게 한 한 목사의 이야기와 오버랩 되는 것은 왜 일까. 이승만 정권부터 군부독재시절,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구국기도회들. 어떤 지도자든 무조건 기도했던 교회의 역사는 시민들이 열망하던 민주주의 역사에 숟가락만 올려놓고 있는 꼴이라는 김동문 목사의 말은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김동문 목사는 이와 더불어 중동에서의 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공급자(선교사) 중심의 선교가 변화해야 하며, 수용자 중심으로 소통이 가능한 구조로 선교활동이 이루어져야 함을 말했다. 우선 아랍에 대한 역사, 지역성에 대한 파악이 되어야 민심을 읽고 선교를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관심이나 조사가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 조차도 미약한 수준이라고. 특히 그들을 바라보는 시혜자의 시선은 아주 큰 독일 수 있다고. 예수믿으면 우리처럼 잘살게 된다고 말하면서, 한국이 잘 되기 위해서 피흘린 역사에 교회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이 동감한 사실은 중동에서의 선교는 교회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토대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아, 글을 맺는 순간 나일강에서 본 보라색 오로라가 떠오른다. 다시 가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