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記

한숨 돌리기

by bravoey 2012. 9. 11.

 

아마도 지난 6월부터 였을까. 아마 그런 생각을 든 순간부터 였을 것이다. 우리가 왜 따로 살아야하지?

그와 나 사이에 결혼이라는 꿈이 떠올랐고 그 이야기를 하며 지금까지 작은 발걸음을 이어오고 있었다.

한참 좋을 때니까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지만 좋을 때가 지나서 안 좋을 때가 온다고 해서 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참 의리없다. 그리고 아주 까놓고 얘기해서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좋아진다고 해도 패턴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이 사람이 딱 좋다. 너무 좋아서 죽겠지도 않고 너무 재미없지도 않은 편안한 지금의 이 사람이.

 

그러면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따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결혼하면서 나는 어떻게 변해야 하지? 결혼하는게 나을까, 그냥 연애 좀 더 해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빚은 어떻게 갚지? 결혼했는데 이 남자가 확 변하면 어떡하지? 연애할 때야 싸우면 각자 집으로 가면 되는데 같이 살면 한 공간에서 어떻게 버티지? 나는 혼자 책도 읽고 여행도 가고 싶은데 애가 생기면 그거 어떻게 하지? 애는 어떻게 키우지? 나는 애 키우고 그냥 살면 되는건가? 일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생각한다. 이 모든 생각의 근원에는 내가 중심이라는 것을. 나는 아직도 내가 가진 무엇을 포기하기 싫은 것이다.

 

지금도 내 생각엔 참 많은 것을 포기하고 연애라는 것을 하는데, 심지어 결혼이라니.

얼마나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지 겁 나면서도

행복한 마음이 꽉꽉 들어차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는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