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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st/불편한 육아생활

친환경 돌잔치(?)를 지향하며

by bravoey 2014. 9. 22.

아들 담영이 돌잔치. 신경쓸 것도 많았고, 애도 아프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러저러하게 잘 마치게 되었다. 돌잔치 치루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돌잔치 치러내신 많은 엄마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짝짝짝~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검색해본 단어가 친환경 돌잔치 였다. 푸하하. 잔치가 친환경이 될 수 없잖아. ㅜㅜ 대개 답례품을 친환경으로 하거나 뭐 이런 것이어서,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조금이라도 환경에 피해가 덜 가도록 해보자 고민고민고민. 그 고민들이 어설프지만 누군가 같은 고민을 할 수 있으니 공유차원에서 정리! 잔치를 안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가족들끼리 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분들과 공유. 왠만하면 잔치로 말고 가족끼리 식사하시거나 돌기부를 하시는 것이 가장 좋음을 먼저 알립니다~

 

1. 장소선택

 

대전은 돌잔치 예약을 일찍해야 한다고 해서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대부분 큰 뷔페 몇 개로 몰리는 것 같더라구요. 음식종류가 많고 맛있고 한데, 저녁에 돌잔치 있어 뷔페가보면 엄청나게 남는 음식들 보며 아오... 이건 좀 아닌데 싶었어요. 저거 내일 또쓰나? 버리나? 또 써도 그렇고 버려도 뜨악하더라구요. 음식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곳이 첫번째 원칙이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겠지만서도, 그래도 마음의 짐은 덜어보자 싶어 소규모로 조용히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봤어요. 장소선택에 몇 가지 원칙을 정했어요. 음식이 너무 많은 큰 곳은 지양할 것, 대중교통접근이 편리할 것, 가격 맞을 것, 여러가지 강요하지 않는 곳일것 등.

여러 군데를 고심하다가 둔산동 라피에스타 에서 했습니다. 고급진 메인요리 하나, 먹을만한 것들로만 있는 소규모의 뷔페여서 마음에 들었고, 우리만 조용히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어요. 여러가지 할인도 많이 받았고, 돌잔치도 만족스럽게 잘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보니 음식잔반이 많이 남지 않아 있었고, 직원들이 남은 음식도 식사로 드시는 것 같더라구요. 뷔페라 음식을 남기지 않는 나름의 노하우는 있겠지만, 가짓수 자체가 너무 많지 않아서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2. 돌잔치의 내용 & 돌기부

 

저희는 아이나 부모를 잘 모르는 사회자가 와서 이상한 거 시키고 자기네가 막 춤추고 이런 게 좀 황당해 보여서 사회를 남편이랑 나눠서 봤어요. 동영상은 프리랜서 선배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넣고 싶은 메세지를 최대한 강조해서 제작! 어설프고 썰렁해 진땀을 빼고, 진행도 서툴러서 하다가 멈추고 우리끼리 상의하고. 흐흐~ 그래도 나름 군살없이 재미있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공연을 주로 넣었어요. 지인들로 구성된 동생네 밴드공연, 10년지기 친구의 아코디언 연주...  저희 부부는 아주 의미있었어요. 공연이 우리가 사회보면서 썰렁해진 분위기를 마구 살려냈습니다. 공연준비도 잘 도와주셔서 그나마... 보면대 없어서 단상 끌어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그리고 주변에 기부테이블을 마련에 지역에서 일하는 단체를 돕기를 독려(?)해보려고도 했지요. 아이 돌 잔치에 돈을 쓰는 만큼 기부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돌잔치 축의금의 10%를 아동구호단체 후원해 우리 아이 돌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엄마들도 요즘엔 많더라구요. 아름다운 재단이나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이런 걸 하고 있기도 해요. 저는 우리 단체 후원행사 때 담영이 돌비에서 기부를. ㅋㅋ 팔은 안으로 굽는다.

 

3. 답례품

 

답례품은 지역에서 생산된,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하자는 원칙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대전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EM빨래비누로 했어요. 비누 수익금을 정신대 할머니들 돕는 활동에 후원한다고 해서 의미있다 싶었지요. 그, 그러나 나는 사장님께 전화해 비누값 좀 깎아달라고 했다는 ㅜ.ㅜ 이것도 남편이랑 전날 포장작업해서 박스에 담고 나르고~ 몸으로 뛰었습니다. 이벤트선물은 따로 사지 않고 집에 있는 물건들 중에 새것들을 모아 준비했어요.

 

4. 메이크업&헤어&옷

 

옷은 결혼할 때 장만한 정장을 입었습니다. 담영이는 꼬마한복을 입혔고요. 엄마 기분 낸다고 드레스 빌리고 하는데, 기분은 날아갈 것 같겠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 돈이 날아가는 듯 해 패스했습니다. 그 비용으로 옷 하나 장만하는 게 나을듯도 싶고. 메이크업은 제가 간단하게 했습니다. 워낙 뷔페집 조명들이 좋아서 굳이 변신하지 않아도 대략 이뻐보이게 나오더라구요. 물론 원판 불변의 법칙은 굳건하지만서도. 헤어는 동네미용실에서 드라이. 한복입으면 올림머리 하고 그런다는데, 그 올림머리는 린스질은 백만번을 해야 머리가 제대로 감겨지던 아픈 기억이 있어서 패스했습니다. 예뻐보이면 좋은 날이지만, 애 안고 밥 먹이고 하다보면 별 수 없더라구요. ㅜ.ㅜ 그나마 입은 정장에도 밥풀과 국물 등등이...

 

대략 요렇게 정리해봅니다. 혹시 이 글 보고 다른 아이디어 있는 분들은 답글 남겨주세요. 둘째 때 적용해보게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