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캐릭터가 주는 재미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도 영화의 장점이었다. 물론 강렬한 소수의 캐릭터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도 흡입력이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가 보여주는 다양한 색깔을 즐기는 것도 영화의 재미가 아닐까 한다. 어리버리 재벌2세의 엄기준이나 그의 수하직원들, 한석규의 동업자인 영감님이나 수아(연주의 딸)의 학교얼짱, 연주를 사모하는 경찰, 연주의 집을 늘 감시하는 이웃집 할머니는 독특한 캐릭터로 평범함을 연기했다.
마무리가 뭐, 달콤살벌한 연인도 그랬듯 긍정도 부정도 아닌 미련을 주고 끝내서 약간 어설프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배실배실 웃기는 영화가 괜찮다면 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한석규는 연기를 잘하고, 작품선택도 잘 하는 편이다. 흥행의 여부를 떠나서 그가 나온 영화는 볼만했다. 비록 <주홍글씨>나 <구타유발자들>은 취향에 맞지 않았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나 <미스터주부퀴즈왕>, <사랑할때 버려야 하는것들> 등은 애장하고 싶은 영화들이다. 그는 자기가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을 잘 찾아내는 것 같다. 별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