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여기에서 세례를 받은 것에 대한 이런 이야기도 있다. 지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는 사해, 사해로 흘러가는 요단강은 지상에서 가장 낮은 강이자, 낮은 지점인 셈이다. 사해와 가까운 곳의 요단강의 수심은 거의 바닥이라고 한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의 세례는, 예수가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살다갈 것이라는 예언이기도 했다. 그것은 가장 낮고 천한 자의 신분으로 오신 그 분의 뜻에 합당한 곳 이었다. 나아만 장군이 불만을 가질만하다. 시리아에 좋은 물이 많은데 왜 이 더러운 물에서 씻어야 하냐는, 그의 반문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요단강 그 작은 물줄기를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나뉘어 있다. 바로 건너편에 이스라엘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듣자하니 이스라엘에도 예수 세례터라고 주장하는 곳이 있다고 하던데, 그런 주장 말고 팔레스타인과 하나될 주장이 이스라엘에서도 흘러나오길 바란다.
오후에 해가 거의 질 때쯤, 사해를 향해 왔다. 멀리 유대산맥이 오늘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인다. 사해 요르단 비치는 주민들이 가는 퍼블릭과 외국인들과 돈 많은 요르단 사람들이 오는 수영장 딸린 비치로 나누어져 있다. 사해는 길이 75km, 세계에서 가장 낮은 지역(-490m)이다. 염분 함유도는 33%, 정말 짜다. 허우적거리다 조금 맛보고 말았다. 너무너무 신기해서 살살 들어가 폴짝 앉았는데 그대로 둥둥 떴다. 오오오오! 눈에 들어가면 죽음이라고 해서 살살 허우적거리며 떠다니다가 요단강 갈 뻔했다.
해변에서 머드팩도 해볼까 했는데, 남사시러워 수영복도 안 입은 내가 무슨 머드팩. 여유부리며 수영도 하고 인증샷도 찍었다! 멋진 유럽가이들의 몸매도 감상해가면서. 떠나기 전, 마지막 휴식이라고 생각하며 지는 해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저녁에는 the greatest amman 이라는 식당에서 양고기도 실컷 먹고, 집에 와서 사해팩도 한 번 해봤다. 새봄이와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는 것도 오늘이면 마지막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