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열심히 총회자료를 정리하면서 마음이 쨘했다. 연차로만 10년. 이제 10개월 있으면, 아이가 잘 큰다면 한동안 활동을 못할테고, 올해가 마지막일 수도 있겠거니 싶어 눈물이 찔끔 나왔다. 10년간 뭐했나 싶어 속상하고, 아직 할 일이 많은데 그 숙제를 못하고 남은 동료들에게 떠넘기진 않을지 속상하고. 이래저래 미안하고.
그래도 참 행복하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배우고 좋은 추억을 얻었다. 제대로 한 일은 없지만 활동가라는 이름이 참 멋졌고 그에 어울리게 살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없다.
엄마라는 이름을 새로 얻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이름 이전의 내 이름보다 앞세우진 말자. 활동가 박은영, 소설쓰는 박은영. 누구 엄마라는 이름으로 내 이름을 바꾸지 말자.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