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376 20220106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7. 선한의지 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선한의지 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사실 매번 그 사실을 마주해왔지만, 어느 순간 이게 끝이 어딘가 싶어 절망스러울 때가 다가온다. 지금이 그런 때인가도 싶다. 기후위기다 외치는 소리가 벽에 부딪쳐 닿지 못하고, 이상하게 변이되어 섬을 공항으로 바꾸겠다는 마치 갯벌을 메외 자본의 환상을 꽃피우겠다던 새만금 때가 생각이 났다. 생명을 메우고 자본을 채우겠다는 값싼 생각으로 정치적 욕심을, 자본의 성을 세워가는 지금이 무척이나 절망스럽고, 두렵기도 하다. 그 견고한 인간의 욕망이 선한 얼굴을 쓰고 잔인한 칼을 들이밀고 있다. 선한 의지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선한 의지를 끝까지 지켜가고, 독하게 맞서야만 세상이 바뀐다. 나는 독해질 수 있을까. 우리는 독하게 세상에 외칠 수 있을까. 2021. 2. 28. 인생 뭐 있냐 마흔 둘이 되는 새해 새벽에 "이혼이야!!!!" 외치며 일어나다니. 남편이 빨래를 같이 안 했다는 이유로. 이런 거 보면 인생 참 뭣도 없어. 새해 되면 빵빠레 울리고 뭔가 거룩할 줄 알았는데. 아, 맥주 한 잔 먹고 싶은 새해다. 올해는 블로그에 살 찌워야지. 2021. 1. 1. 책을 잃고 나는 쓰네 집에 책이 참 많다. 사고 안 읽은 책, 선물한 책은 훨씬 더 많다. 요즘은 페이스북 글을 더 많이 읽고, 영상을 본다. 20살부터 책을 많이 봤는데 36세부턴가 책보다 미디어를 더 많이 접한다. 뭔가 놓아버린 기분이랄까. 책 조차 집착 아닐까 의심하며. 어느 날 아이가 혼자 책을 뒤적거리는 것을 보고,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둘째 낳고 책 읽은 기억이 거의 없는데, 아이가 꺼내들어 보는 것 보니 신기했다. 책을 보는 것이 좋고 그냥 하는 일이었는데. 왜 요즘엔 그렇게 활자가 눈에 안 들어올까. 뭐가 자꾸 밀어낼까. 고민해보기로 했다. 2020. 1. 27. 2020 한 해 동안 많은 말들을 쏟아냈는데 그 말들이 다 어디로 흩어져 주저 앉아있는지 모르겠다. 말들은 제 힘이 있었는지, 무언가를 변화시키고는 있는지. 힘 없는 말들을 다시 주워담을 수 있다면 조금 더 힘들어도 괜찮겠다 싶은 오늘 이지만, 다시는 또 세상에 없을 일이므로 입을 닫고 허공의 그 말들을 세어본다. 어디든 가서 혹시 씨앗이 되고 세상 움트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지금 할 일이 없고 앞으로도 바랄 것이 그 일이다. 또 수많은 말들을 쏟아내야 할 시간이다. 그 뿐이다. 2020. 1. 1. 2019.2.8 곰곰히 생각해본다. 치밀어오르는 불안함,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 이것이 어디에서 오는 걸까 생각한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누구도 내게 나쁜 말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불끈하고 일어나는 분노는 뭘까. 이런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것이 연유가 있는 분노인지, 불신인지 확신하기가 어려운 건 나에 대한 불안, 불확신 때문이다. 일의 흐름을 알고 있으면 이토록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을 잘 알고 있다면 더 그랬을 것 같다. 아직은 안개처럼 먼 곳이 보이지 않고 한치 앞 보이는 것들만 쫓고 있어 그런 것 같다. 안개가 걷히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나는 그 시간을 견디기가 너무 어려워 하루하루 쩔쩔매는 것 같다. 동료들이 혹 나태하거나 포기하지 않을까 쉬이 판단하고 뭔가 해야할.. 2019. 2. 8. 그대 내게 행복을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별 간격 없이 흐르는 시간임에도 어떤 날과 어떤 날이 있었다 말할 수 있는 것, 낯선 감정을 연습하게 하는 당신 덕분에 사는 연습을 조금씩 하게 되는 것, 남들이 그렇게 새날이다 외친 들 그 날도 다른 빛깔의 어떤 날일 수 있는 것. 매일 다른 빛, 그대. 그대 내게 행복을 주시길. 매일 다른 행복을, 삶의 모양을 다르게 그려내도록. 2019. 1. 2. 인정을 거부하기 가끔 아직 '사람의 인정'에 마음이 휘둘리는 내 모습을 본다. 사실 삼십대 초반, 상담과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그것을 다 털어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하늘하늘거리는 커튼 뒤로 그 감정이 그림자를 드리울 때가 있다. 그래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폭식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맥주 한 캔 정도로 털어낼 줄도 안다.내가 이만큼 해 온 것에 대한 자부심은 크지 않아도, 시간에 비례해 마음에 쌓인 자랑스러움이 있다. 모르는 것이 더 많고, 하는 일이 엉망진창 내 멋대로 인 듯 보여도 잘 해왔다고 여기며 꼰대만큼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난다. 그만큼이면 되었다고 생각하며 산다.그 놈의 인정이 도대체 뭘까 싶은 순간도 많다. 보여주고 싶고, 해내고 싶은 그 저변에 깔린 다른이의 눈. 이만큼이면 되었다 생각.. 2018. 11. 16. 킥보드와 출근하기 가끔 BRT를 타고 가야할 때, 킥보드를 챙긴다. 버스 타러 가는 길이 일단 멀기도 하고 걷는 것보다 씽씽 킥보드 타는 재미가 있어서다. 처음엔 아들내미랑 같이 놀려고 샀는데 이렇게 출근길 친구도 되니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바람이 찬 탓에 비명을 지르며 달린다. 버스에서 내려 대전역 건너편 골목길을 달리면 발로 디딜 때와 다른 땅의 굴곡, 오름과 내리막길, 바람의 흐름을 느낀다. 지하상가는 킥보드가 잘 미끄러져 좋다. 사람들의 오고가는 틈을 빠져나가며 사람들 속을 걷는 것의 어색함을 피해가기도 한다. 다리는 아파도, 코가 시려도 바람과 친구되는 속도의 찰나들이 신선하고 유쾌하다.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왜 진작 해보지 못했을까? 뭐가 진짜 재밌는 거라고 생각했을까 싶다. 그냥 생활 속에서 이런 재.. 2018.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