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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st/아름다운 지구인118

차와 이혼한 여자, 자전거달력을 만나다 얼마전에 이혼했다. 그 결정은 오랫동안 심사숙고 한 끝에 이루어졌다. 생활은... 아주 많이 불편하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러 나갈 때면,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갈 때가 되면, 두려운 생각이 든다. 퇴근하고 들어가는 길은 얼마나 추울까. 텅빈 집은 또 얼마나 나를 춥게 할까. 안 그래도 겨울인데, 우리의 이혼은 정말 나를 힘들게 한다. 오늘 아침도 나는 어김없이 아파트 앞에 세워져 있는 내 트랜스포머 프라이드 베타를 바라본다. 혹시 잘 타지 않아서 고장나진 않았을까? 부동액도 넣어주고, 타이어도 갈아주어야 하는데.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면 흘러나오던 노랫소리, 따뜻한 히터바람 쐬며 출퇴근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아, 추워! 기름값은 떨어졌지만, 지갑은 궁색하고 지구온난화를.. 2008. 12. 11.
놓지 않도록 이랜드 노조의 싸움이 지난 11월 14일, 510여일동안의 긴 장정을 마치고 일터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얼마전에야 접했다. 성과와 한계가 분명히 있겠지만, 그 긴 시간을 버텨온 '그 분'들의 사진을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내 눈도 붉어졌다. 언젠가 이 지면에 그런 글을 남긴 적이 있던 것 같다. 그들이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라면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을 지지하고 싶지 않다. 그들의 싸움이 정당하다고 느끼는 것은 불평등한 근로환경과 정규직과의 차별대우로 인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성을 하고, 파업을 하기 때문이었다. 자신들과 같이 고통받는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에 이랜드로부터 해고당한 28명 중 12명의 희생이 필요했지만, .. 2008. 12. 4.
철새, 시간의 흐름을 알리다 아침에 허겁지겁 일어나 밖으로 나서면 찬 공기 속에서 겨울의 느낌이 조금씩 전해진다. 아직은 가을이라고, 이 가을을 더 느껴봐야 한다고 마음 다잡지만 겨울은 시나브로 오고 있다. 시간은 시나브로 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 쳇바퀴 돌 듯 뱅글뱅글 도는 시계 속에서, 어느샌가 와버린 점심시간, 퇴근시간에서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알리는 것은 무엇보다 자연이 아닐까. 비교적 날씨가 따뜻했던 토요일, 카메라를 들고 탑립돌보를 향했다. 철새들을 보러 자연학교 친구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다들 감기 걸리지 않으려고 두터운 잠바를 입었지만 쉴 새없이 뛰고 장난치는 것을 보니 감기 걸릴 확률은 0%인 것 같다. ▲새 관찰 중스코프를 펴고 어떤 새가 있나 하나하나 관찰해본다.. 2008. 11. 26.
우리의 운동, 나의 운동 최근 우리 사무실의 뉴스는 종부세나 환경사안에 대한 것을 제치고 '환경련 사태'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같은 업종'이 아닌가. 환경련 활동가들이 사퇴를 선언했다. 그것을 대한 나 자신은 '참담하다'는 단어를 떠올렸다. 그들이 해 온 숱한 좋은 일보다, 지금의 일이 사람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온다. 그들은 얼마나 참담할까. 갓 들어온 신입간사부터 연차가 된 활동가들까지, 그들 내부에 있었던 진정성마저 '그 일'로 인해 묻혀버리고 거짓이 되어버리는 것이, 참담하다. 나는, 그들과 내가 다른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환경운동가로서, 내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쇄신이라는 말,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과정과 교차하는 감정들 앞에서 나는 똑바로 서 있을 수 .. 2008. 11. 14.
딜레마 짐작하시겠지만, 제가 올해로 11년째 종사해온 의 일을 그만두고 내년부터 경북 의성 직가골이라는'오지'에서 땅에 엎드려 일하는 법을 촌로들께 배워보자고 작정한 몇가지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을 통해서 이야기해온 가치들, 특히 '땅에 뿌리박은 삶'을 내가 몸으로 부딪쳐 살아보지 않고서는 어쩐지 더 이상 살아있는 '내 말', '내 생각' 같지 않다는 나름대로 '절박한' 문제의식 때문이었습니다.- 김규항 '한 근본주의자의 편지' 중에서 어제 원순과 밥을 먹으면서 운동가로서의 자질, 운동가로서 자라는 것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다. 뭐, 솔직히 이 자질, 과정이라는 것은 같은 고민의 반복과 고민하는 시간의 양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원순이 때쯤 나도 그런 고민을 했다. 그 때마다 결론은 우습게도.. 2008. 11. 6.
2008 활동영상 - 3일 밤 샜다! 2008. 11. 4.
묵자공부 궁금했던 노동자요, 반전평화주의자였던 묵자와의 만남. 첫 모임에서는 묵자는 누구였나를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고등학교 시절, 혼란한 시기에 '사랑'을 이야기했기에 로맨티스트는 아닐까 혼자 상상했던 묵자. 민중의 편에서 반전평화를 위해 싸운 그의 모습이 왠지 내가 아는 예수의 모습과 겹쳐지는 건 왜일까. 언제 묵자와 예수라는 책을 꼭 읽어봐야 겠다. 2008. 7. 31.
활동가 아내 후배가 던진 질문 선배가 나중에 시집가서도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요? 평범한 집에서는 이해 못하잖아. 시어머니가 선배 하는 일 이해못할 것 같아. 남편도 활동가 만날 거 아니면, 잘 이해 못할 것 같고. 백번 옳은 말씀이다. 내 직업과 결혼은 아주 현실적인 문제로 부딪치게 될 것이다. 고민은 되지만, 누군가 만나게 된다면..이렇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내가 환경운동을 합니다. 야근도 잦고, 일도 많습니다. 고민도 많구요. 가끔 데모도 하구요. 저같이 평범한 사람이야, 뭘 그리 많은 고민을 사나 싶기도 해서 불만이 많습니다. 자기가 좋다고 하고 젊을 때부터 해 온 일이라 제가 이래라마라 얘기해도 소용없긴한데... 의미없고 쓸데없는 일은 아닙니다. 여자가 하기 어려운 일도 아니구요. 맞.. 2008. 7. 16.
정규언니랑 2008.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