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268 고요한 밤 눈이 내렸다. 까만 하늘이 참 고요했다. 언제나 자연은 자기의 순서를 배반하지 않는다. 다만 때를 달리할 뿐, 순서대로 세상에서 고요히 움직인다. 그 사실이 눈물나게 고맙다. 아무 것도 믿을 수 없고, 바쁘게 돌아갈 뿐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세상에서 자연이나마 그 자리를 지켜준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런 모든 것을 지으신 하나님은 얼마나 고마운 분인지.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언젠가 내 자리를 알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한 나의 순서를 지켜나갈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 삶이 아닐까. 욕심부리지 말고, 너무 민감하지도 말고 순서대로, 내 분량대로 살아가야 하는데 이 년은 참 생각이 많고 욕심도 많아, 제 분량에 넘치는 것만 꿈꾸고 있으니. 고.. 2006. 12. 3.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뻔하고 뻔한 요즘 멜로를 보면서 사랑을 생각하기에는 참 나이가 들어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영화가 참 와 닿았다. 한석규와 김지수의 연기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좋았고, 작은 약국과 동대문 시장은 영화로 몰입하기에 딱 알맞았다. 현실이라는 무게 때문에 누군가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의지하는 것이 익숙해져 버린 사람들에게 사랑을 시작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랑을 시작해도 쉬이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용기를 내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생기는 오해가 결국 사랑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래도 산 위에서 형과 찍은 사진을 통해, 수유초등학교의 즐거운 나의 집을 통해 조금씩 용기를 내기 시작하는 결말은 정말 행복했다. 삶의 멜로는, 멋진 배우들의 비현실적인 공간에서의 사랑이 아니다. .. 2006. 12. 3. 가을 가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 2006. 11. 28. 밀랍초 오래전에 사두고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 갑자기 만들게 되었다. 밀랍을 녹여서 심지를 심고 부었다. 찻잔은 녹색가게에서 싸게 샀던 녹차잔을 이용했다. 나름대로 운치있음^^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초를 켜두고 바라보고 있으면 고요함 속에, 생각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2006. 11. 28. 내 방 창가 경실련 간솨님들이 선물해주신 난초, 오늘 만든 꿀초와 순숙간사님이 주신 항아리꿀초, 은실이가 준 감자싹화분, 인숙언니가 준 사진들이 창가에 들어섰다. 2006. 11. 28. 그대 만나러 오른 동산 그대 만나러 오른 동산 뭉게구름처럼 내 안에 피어오른 아련한 꿈. - 9월 어느 낭떠러지에서 온 엽서 (버드나무에서 퍼옴) 2006. 11. 27. 그리움 그대 향해 오르는 나의 푸르름이여, 나의 희망이여 - 10월 어느 낭떠러지에서 온 엽서 그립다는 말을 해본지, 참 오래다^^ 2006. 11. 27. 7人7色 김규항의 인터뷰가 실려서 구입해두고 최근에야 다 읽게 되었다. 의외로 재미난 인물이 많이 실려있었다는 게, 책을 잘 샀다고 느끼게 해 주었다. 가장 재미있었던 인터뷰는 하종강 씨였다. 노동운동에서 활발한 강의와 상담을 펼치고 있으면서도, 직접 노동운동판에 뛰어가 몸을 날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채감등이 살에 달라붙는 느낌이랄까. 특히 요전 FTA집회를 보면서 이 인터뷰가 제일 많이 떠올랐다. 가장 아리송한 인터뷰는 유시민 씨.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 같은 유시민 씨는 인터뷰를 읽어봐도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말을 잘 가지고 논다는 것, 정도는 알 것 같다. 7명 모두 한국사회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나는 과연 어떤 관점을 가지고 이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2006. 11. 26. 한미FTA 저지 충남도 총궐기대회 대전에서도 FTA반대 집회가 열렸다. 도청 앞에는 버스3대와 전경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었다. 물대포를 쏘고 돌을 던지고 횃불이 올라왔다. 열기와 혈기, 원망과 환호가 쏟아졌다. 살아움직이는 기운이 넘쳐나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거기에 나도 서 있었다. 2006. 11. 23. 이전 1 ··· 113 114 115 116 117 118 119 ··· 1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