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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4 가게의 이름은 ‘희망’이었다. 나는 간판을 보자 웃음이 나왔다. 내가 본 술집간판 중에 가장 유치하고 어처구니없는 이름이었다. 선불금 800에 나는 ‘희망’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들어갔을 때, 희망에는 마담을 제외한 세 명이 일하고 있었다. 각자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둘째언니, 셋째언니, 막내언니라고 부르게 했다. 나이는 내가 제일 어렸다. 저녁 7시에 문을 열고 가게를 정리하는 뒤치다꺼리는 내가 했다. 저녁시간에는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두 배로 더 빨리 행동해야 했다. 며칠 동안 다른 언니들은 딱히 나에게 말을 붙이지는 않았다. 서먹한 며칠이 지났을 때였다. “이름이 뭐니?” 둘째언니가 내 이름을 물었다. 셋째와 막내언니는 각자 유리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나와 둘째언니.. 2006. 4. 24.
선물-3 내 입에서는 욕이 쉽게 나왔다. 그렇게 욕이라도 하지 않으면 속이 참을 수 없이 답답했다. 처음엔 속으로 욕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욕은 점차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한 욕을 하게 되었다. 나는 다방에서 진 빚을 갚기 위해 단란주점에 300만원을 받고 자리를 옮겼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주방이모는 친정엄마처럼 말했다. 거기서는 더 악착같이 해야 할 거라고. 그리고는 아무 말도 않고 내 손을 잡아주었다. 주방이모의 손은 늘 그렇듯 차가웠지만 왠지 마음은 따뜻해지게 했다. 주방이모의 말처럼, 정말 그랬다. 개인시간을 나가서 돈을 못 받을 때에 나는 악착같이 돈을 받아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받을 돈이 적어졌다. 사실은 빚이 늘어나는 것이었지만. 가끔 맞기도 했다.. 2006. 4. 24.
선물-2 친구는 티켓다방에서 한 달에 삼백만원을 벌 수 있다고 했다. 그 친구가 평소에 돈을 잘 쓰기도 했고, 한 달에 삼백이라는 말도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숙식까지 제공해준다고 하니,나로서는 더 이상 생각해 볼 여지도 없었다. 소개를 받아 한 다방에 취직하게 되었다. 일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나는 다방 안에서 서빙을 보거나 일을 도와주었고, 가끔 배달도 나갔다. 아직 처음이라고 마담언니와 여러 언니들은 나를 잘 챙겨주었다. 그런데 가끔 그런 친절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내가 아니라 그 언니들이 아주 어색해 하는 것 같았다. 마치 친절을 받아본 일이 없는 사람이 친절한 흉내를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주방이모와 한 방을 썼는데, 주방이모는 그래도 내게 친절하지 않을 편에 속해서 오히려 .. 2006. 4. 24.
선물-1 * 외침 소식지 도담다담에 연재한 소설 선물 사람이 살아가는데 세상이 주는 선물은 여러 가지이다. 때로는 입이 찢어질만큼 큰 웃음을 선물로 주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가끔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게 주로 주어진 선물은 선물처럼 보이는 것들이었다. 일찌감치 학교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아르바이트이고 여자아이라서 월급은 조금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열심히 일했다. 조금이지만 돈을 벌게 되면서 내게는 남들과 다른 특권처럼 ‘카드’가 주어졌다. 그 작고 네모난 플라스틱 카드는 내가 그렇게 갖고 싶었던 것들을 간단하게 얻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사는 게 더 나아졌다는 기분을 처음으로 느꼈다. 주변 친구들은 모두 카드를 가지고 있었고, 항상 돈이 없던 나는 친구들과 어울릴 때마다 그들의 카드 신세.. 2006. 4. 24.
(에너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방향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에너지정책방향 / 산자부 자원정책심의관 / 2004 2006. 4. 24.
(토양) 우리나라 토양오염의 현실과 정부 우리나라 토양오염의 현실과 정부 / 황상일,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 2004 2006. 4. 24.
늘 답을 찾기를 바라지만답은 늘 없다.그냥, 가는거다. 2006. 4. 23.
제10회 인권영화제 96년 표현의 자유 쟁취와 인간을 위한 영상의 발굴, 인권교육의 실천을 목표로 시작된 인권영화제가 올해 10회를 맞이합니다. 올해 인권영화제의 주제는 '아시아 민중의 인권현장'입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삶과 꿈, 그리고 좌절을 그린 '차이나블루'를 필두로 아시아 각국의 상황에 대해 같이 고민할 수 있는 해외작 11편이 관객 여러분들을 기다립니다. 또한 인권영화제 10회를 맞이하여 96년부터 상영되었던 인권영화 중 '칠레전투', '체게바라' 등 10편의 인권영화 명작을 다시 볼 수 있는 회고전을 마련하였습니다. 생생한 인권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국내작 역시 인권영화제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노가다꾼' 아버지의 이야기를 풀어낸 '노가다',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담은 '우리.. 2006. 4. 23.
화이팅, 나쁜 년! 오늘 나는 내가 아주 나쁜 년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늘 나는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아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나는 늘 완벽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나는 착하다고 믿으면서 살았다. 하지만 한 번 틀어진 감정을 갖게 되자 나는 아주 나쁜 년이 되어버렸다. 입 밖으로 진심어린, 거친 말들이 쏟아져나왔다. 내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향해 짜증섞인 말투로 이야기하고 질타했다. 내게 책임전가를 한다고 생각했고, 나만 모든 일을 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머릿 속은 또 얼마나 지저분한지. 분을 품고 속으로 하는 생각은, 이기적이고 냉혹했다. 하루종일 짜증을 거듭했다. 짜증을 내는 내가 싫으면서도, 이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짜증을 내고 있었다. 나는 결코 완전하지 않다. 나는 차라리.. 2006.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