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268 3월의 눈 1. 아침에 일어나면서 나는 '내 마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그래, 내 마음. 나 자신을 흔드는 것의 정체는 분명했고, 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었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었다. 성급하든 아니든 문제는 대상이 아니다. 그 대상은 나에게 어떤 말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난 대상의 의도를 모르겠고, 모르고 싶은 건 긍정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 답답함, 이 우울함. 문제는 내 마음이었다. 내 마음에 따라 대상도 달리보이고, 내가 할 일도 달라진다. 내 적은 내 마음이다. 지금은 명백한 적이다. 나를 괴롭게 하고, 나를 궁지에 몰아넣는 적. 나를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들 수 있는 그, 내 마음. 내가 내 마음에게 지면, 나는 대상에게도 지게 된다. 지고 싶지 않다. 극단.. 2011. 3. 16. 알 수 없어요 봄이 온 줄 알았는데, 어릴 적 엄마의 빗자루질 만큼이나 매서운 바람이 불어 온 몸을 덜덜 떨게 만든다. 이웃나라의 소식도, 매섭게도 불안하다. 마치 우리 집에 지진이 난 것처럼, 매일매일이 불안하다. 내가 불안한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겠지. 불안함. 나는 행복한 욕망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 있도록 나 자신을 그대로 두고 싶다. 아무것도 결론 내리고 싶지 않다. 그저 더 허우적거리고 싶다. 그것으로 행복하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아, 그래도 끝에는 마음없이 살고 싶다. 2011. 3. 15. 3.11 대화를 2/3 꾸역꾸역 읽었다. 운동을 이틀이나 못했다. 말린쑥물 향기가 익숙하다. 꿈이 잦다. 그리움도 잦아드는 듯 했다. 욕망에 대해 생각하며 절망을 준비한다. 가슴을 뚫고지나간 총알에 대해 생각하는동안 제 목숨이 사그라져가는 것을 잊어버린 한 영혼- 현의 떨림이 물방울처럼 귀에 맺히니, 심장 가까이에 더 두고 싶어졌다. 소리없는 그대를 보며 생각한다. 마음없이 살고싶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3. 11. 2010 금강트래킹 2010년 대전충남녹색연합 금강트래킹 활동을 담은 동영상입니다. (제작 : 최수경) 2011. 2. 28. 메롱메롱은주 시집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단연 돋보이는 제목. 외우기도 쉽고, 이 사람이 시를 장난으로 썼나하는 생각도 들어 집어들게 만드니, 일단 제목은 성공하신 것 같다. 는 빈 자취방에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와 만나 피식 웃음 짓게 하는 시였다. 왠지 이 시를 쓰던 시인의 처지와 거실에 돌아가는 냉장고 소리를 들으면서 이 시집을 읽는 내 처지가 일치하는 듯해 우습기도 하고 은주라는 이름이 '메롱메롱 은영'으로 읽혀서 슬프기도 하고. 기형도의 처럼, 이 시도 자꾸 읽어봐야 뭔가 잡힐 듯 잡힐 것 같은 시였다. 단 6자 이지만, 서술식으로 길게 늘어진 제목보다 호기심과 의미가 많이 담긴 제목이다. 가끔 과선배들의 졸업작품을 읽어볼 때가 있다. 게 중에는 정말 안정적인 글빨을 지닌 선배들이 있다. 그건 뭐랄까, 올곧게.. 2011. 2. 27. 과식의 종말 끊임없이 먹는 자신에 대해서 분노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먹을 때 집착스럽게 먹는 대상에만 집중했다가 깨어나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만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먹는 일에 집착'하게 되는 사람들은 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기가 통제되지 않는 느낌에 분노하고 또 먹고 후회하고 또 분노하고 먹고. 이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점차 자신에 대해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먹는 일에 집착하며 과식하게 되는 것을 맛있는 것에 숨겨진 공식, 소금-지방-설탕의 고리와 보상심리로 설명한다. 한 번 맛본 강렬한 맛있는 맛에 빠지면 또 먹고 싶게 되고, 먹지 말자 생각하면서 참다가 결국 또 먹으면 더 많이 먹게 되는 보상심리 그리고 맛의 비밀 소금-설탕-지방. 그리.. 2011. 2. 27. 이미 이긴 집회를 내내 함께 보면서 나는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은 두 주먹을 꼭 쥐고, 두 다리로 서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원하는 것을 원하면서- 두 다리와 두 주먹으로 살아가는 것, 어르신들이 내게 알려주는 방법이었다. 비록 지금의 현실은 답답하지만, 두 다리로 춤추고 두 손으로 일하라고 말이다. 그 분들은 이미 싸움을 시작한 것 만으로도 이겼다. 돈에 땅을 내주지 않았다. 돈에 생명을 팔지 않았다. 땅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돈 있는 자들에게 자존심을 다쳐도, 가진 것을 잃어도 지키려는 것을 전심으로 지키는 것. 그게 이긴 것이다. 이미 이겼으니, 반드시 더 크게 이길 것이다. 기도하며 마음을 모아 돕겠다. * 이 글을 보셨다면 강원도 골프장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음까페 구만리 골프장을 찾아가 주시거나.. 2011. 2. 23. 강원도 골프장 STOP 1. 강원도 춘천시 신도면 골프장 건설현장. 공익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토지강제매입을 해서 주민의 삶까지 파헤쳐버린 현장. 힘의 논리에 희생당한 주민분의 탄식이 가슴을 친다. 절망적인 비명으로 힘의 논리가 우리를 밟았다 하신다. 어쩌면 그렇게 우리를 무시할 수 있냐고 말한다. 들어올 때도 그리 반대했는데, 지금은 시공사 부도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었고, 비가 오면 홍수 위험까지 폐허가 따로 없다. 한가운데(사진왼쪽) 주민분 선산 묘지가 덩그라니 남아있다. 묘자리는 우리나라 풍토상 유족 동의를 받아야만 하는데, 받지 못하자 그곳만 남겨두고 전부 파헤쳤다. 이건 뭐, 이래도 안나가겠냐는 식이다. 유족인 주민분은 이번 설에 성묘하러 다녀오셨단다. 흙더미 위를 오르며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이 무례한 세상이 얼마나 .. 2011. 2. 23. 산길에 마음 털다 마음에 쌓인 먼지가 느껴질만큼 수북해지면 늘 이 곳을 찾았다. 행사때 말고는 늘 혼자 오게 된다. 아마 처음 본 천년은행나무이기 때문일까. 매번 이곳이 기억나 찾는다. 영국사는 변해도 이 나무는 늘 그대로다. 사람들의 소원이 수북히 걸려있다. 나도 하나 걸어본다. 노란 한지에, 무심하게. 욕심털어야 하는데, 나는 속물이 틀림없다. 살없는 나무의 거죽에 마음을 비벼본다. 천년을 살아온 나무에 위로를 나눈다. 시간을 살아낸 물들이 가지와 가지를 오가고 있겠지. 오늘의 해가 나무가 해를 보기 시작한 그 때의 해라는 걸, 나무는 알겠지. 존재는 시간의 증거다. 마음이 더 커졌으면 한다. 그를 사랑하기에 알맞게, 사람을 좀 더 끌어안기에 충분하게, 나 자신을 긍정하기에 넘치게. 지식의 넘침보다, 사람으로서 충분히.. 2011. 2. 19.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1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