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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noodle) 곰팡내 풀풀 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본 영화. 누들의 귀여운 표정을 보았으니, 이 영화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손짓, 발짓, 표정 하나하나 귀여운 그 꼬마를 두고 간 가정부 덕분에 사랑을 잃고 살아온 한 여자의 삶이 빵을 만드는 누룩처럼 몽글몽글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 시간만 아이를 봐달라는 중국인 가정부가 강제 출국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리.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는 테이블에 놓인 누들을 후루룩후루룩 감쪽같이 해치워 ‘누들’이란 애칭이 생기고, 가족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미리는 누들을 엄마에게 데려다주기 위해 아이를 여행가방에 넣어 베이징으로 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미리의 언니는 자신의 사랑을 용기있게 찾아가고, 미리 또한 사랑을 잃은 아픔을 다른 방식으로 치유하는 모습.. 2011. 4. 6.
KARSH展 복잡한 마음을 달래러 떠난 서울나들이길에 들른 유섭카쉬전. 인물사진전이라는 것이 흥미를 끌었다. 인물사진은 의미와 구도를 담기에 참 흥미로운 것 중 하나일 것 같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구도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을 것이고, 의미는 찍히는 사람의 역사와 보는 사람의 역사가 만나 전혀 다른, 다양한 모양들을 떠올리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들어서자 학교에서 학생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바람에 초반에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려웠던지라, 거의 3시간을 전시관에서 보냈다. 모르는 사람은 누군지 찾아보고 그래야 하는데, 후루룩 훑고 나가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씁쓸했다. 전시관을 들어서자마자 보인 것은 조지 버나드 쇼의 초상이다. 노인 특유의 익살스러운 포즈와 표정이 재미있다. 특히 눈빛. 저 눈빛을 어떻게 끌어냈을까 궁금하.. 2011. 4. 5.
자기의 거울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비추어보는 자신의 거울을 가지고 있다. 지금 세상을 탓하고 욕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거울이 깨어지지 않았는지 잘 살펴보라. 깨어진 거울은 아무리 비추어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 트위터에서 본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4. 5.
거짓말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 하면서 나는 나를 지킨다. - 천양희 중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4. 1.
부끄럼 비빔밥 그릇은 부끄럼이 참 많아요 밥을 다 먹고 나도 얼굴이 빨개요 - 최명란 저런 투명한 시선은 어떻게 유지되는걸까? 비빔밥 그릇이 이제 예사로와 보이지 않을 것 같구나! 2011. 3. 31.
채송화 낮과 저녁, 밤의 색이 다르게 보이는 채송화. 답답한 마음을 풀어놓으니, 엄마가 기분전환이 될거라며 떠나는 내 가방에 넣어준. 지금은 과연 꽃이 피어오를까 싶게 낯설고 조용한 모습이지만 꽃을 바라는 마음으로 물을 주고, 내 마음을 들려준다면 꽃을 볼 수 있겠지. 참, 기쁘겠지. 그 꽃과 함께 내 안의 겨울이 가고 봄이 왔으면 좋겠다. 나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는 봄. 2011. 3. 30.
아랍세계의 나비효과를 믿는다 아랍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내 생애 첫 여행지였던 이스라엘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2003년 크리스마스, 베들레헴을 방문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의 현실에 대한 첫 눈을 뜬 것 같다. 이후로 줄곧 다녀온 여행지는 크게 아랍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작년에 다녀온 레바논과 요르단을 마지막으로 삼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다시 중동에 대해 알고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어람에서 아랍시민혁명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이 열려 냉큼 신청하고, 첫번째 강좌를 다녀왔다. 첫강좌는 안그래도 무척 만나보고 싶었던 김동문 목사님 강의. 교회에서 듣는 선교사님들의 사역이야기와는 분명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리고 들을 수 있는 자리일 거라 예감했다. 교회는 그랬다, 시민들이 피흘릴 때 .. 2011. 3. 26.
동백꽃순정 봄눈 내리던 밤 바라만보았지 그대 떠나가던 길 날 기억하는지 가끔 생각나는지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이젠 말할 수 있는데 - 정원영 곡 생각할 수 있다면 그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3. 24.
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그저께, 리영희 선생 대담집 의 마지막장을 덮었다. 2주의 시간을 잡고 한 꼭지씩 곱씹으며 읽었다. 원래 자서전류의 책에는 약한 편인데, 이 대담집은 어른의 옛날 이야기를 듣듯 아련하게 읽었다. 그리고 그의 삶에서 역사를 다시 생각하고, 글쓰기의 매력과 고통을 알았고, 이성의 힘에 대해 깨닫는다. 글을 쓰는 나의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친다. 진실은 한 사람의 소유물일 수 없고 이웃과 나누어야 하는 까닭에, 그것을 위해서는 글을 써야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릎써야 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없이 인간의 해방과 행복, 사회의 진보와 영광은 있을 수 없다 .. 2011.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