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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anon 31. ① 레바논으로 요르단에 도착한 것은 18일, 봄이의 마중에 집에 도착하니 어느 새 12시가 넘어버렸다. 말할 것도 없이 피곤해, 거의 실신했다. 새봄이는 예고했었지. 아마 새벽되면 네가 잘 방 창문 가까이에 이맘(종교지도자)의 기도소리가 흘러나올거라고. 정신없이 자는데 4시가 되자 새봄이가 예고한대로 그 분의 구수한 기도소리가 들렸다.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자는 방이 바로 그 옆이라 정말 귀에다 직접 이야기해 주는 듯 했기 때문이다. 아, 미쳐버릴 것 같았다. 괴로워하다 다시 잠에 빠졌다. 피곤해서 다행이었다. 일어나니 하루가 가버렸다. 새봄이와 환전도 할 겸 간 곳은 까르푸. 가격은 한국에 비해 비싸다. 어설프게 계산해 봤는데 1불이 1800원꼴이었다. 물가도 비싸서 인도나 이집트 .. 2011. 2. 14.
Jordan-31. ⑦ 암만성 그리고 끝 오늘 밤에 터키로, 그리고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탄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리운 이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늘 그렇듯 여행을 마칠 수 있는 이유는 그리운 이들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봄이와 랍바 암몬성으로 향했다. 암몬 성은 고대 문명이 자리한 곳으로 지금도 유적발굴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신전터가 완전하지 않지만 여러 군데 남아있었고, 높기도 높아 암만시내가 사방으로 다 보일 지경이었다. 주변 도시들과 고도차이가 커, 도시 속에 요새처럼 기묘한 분위기를 내 뿜고 있었다. 축제가 열릴 모양인지 무대설치를 하고 있었다. 암만에 도착한지 2주가 되어가는데, 암만을 이렇게 밝은 날 본 것도 처음인 것 같다. 무채색의 건물들이 언덕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봄이가 자신도 저 언덕 집 어딘가에 살았다고 얘기.. 2011. 2. 14.
스님의 주례사 그를 사랑하면서 나는 행복한가 서현이 생일에 선물해 준 책이었는데, 어제 문득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서너시간 푹 빠져서 읽었다. 법륜스님의 강의가 그렇게 인기라는데, 왜 인줄 단번에 알았다. 직설이 그 매력이었다. 돌리는 의미나 말이 없다. 그냥 바로 말한다. 속이 시원하다. 모두 네 탓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건 네가 욕심이 많아서다. 그러니 너를 바꿔라. 상대방 바꾸려다가 네가 나자빠진다. 혼자 감탄을 연발하며, 웃어가며. 결혼에 대한 쿨한 결론은 여기에 다 있는 것 같다. 결혼이 사랑이 아닌 이해관계이며, 덕볼려고 결혼하니 성격차이도 나오는 것이다, 너부터 잘해라 까지. 머리에 찬물을 확확 끼얹는 말들 가득. 그러다 마지막에 저 위, 저 질문에 도달했다. 갑자기 모든 것이 가벼워졌다. 무겁던.. 2011. 2. 14.
육식이야기 매혹 (魅惑) : 남의 마음을 사로잡아 호림 육식이야기에 실린 단편들의 일관된 주제는 '이성이 용납하지 않는 매혹에 대한 탐구'라고 생각했다. 를 비롯해서 는 매혹에 도취된 상태의 이야기들이 끈적하게 펼쳐진다. 오직 상상력으로 매혹에 대한 여러가지 시각을 드러냈다. 이성의 칼날이 있다면 아마 어디다 꽂아야 할지 당황스러울 정도로, 툭툭 던져지는 이야기들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시선은 주로 이성적이다. 그리고 그 이성은 매혹당하거나 용납한다. 자아와 자아의 분열에 대해서도 인상적이다. 나 의 경우가 그렇다. 한 영혼이 두 개의 자아를 낳고, 두 개의 자아는 두 개의 영혼으로 나뉜다. 매혹은 믿음이다. 확실하게, 이성으로 매혹을 판단할 수 없다. 그대로 즐기는, 자기를 향한 온전한 집중이다. 최소한의 도덕.. 2011. 2. 14.
조용히 밥을 많이 먹고 청소를 하고 목욕도 하고 방에 들어와 스탠드 빛 하나만 켜두고, 우슬초차를 후루룩 마시면 조용함이 방안 가득. 혼자인 주말에 이야기를 들려줄 소설 한 권이면 그것으로 충분한 휴일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2. 12.
Jordan-31. ⑥ 사해와 베다니 요단강은 예수의 세례터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강이 어떤 모습일지는 잘 몰랐다. 베다니는 성경에 '요단강 건너편 베다니(요 1:28)'의 베다니이다.본래 이름은 베디바라라고 한다. 세례요한과 그 공동체가 함께 거주했던 곳으로 예수가 요한의 세례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국경지역이니만큼 경비가 삼엄했다. 길을 약간 헤메긴 했지만, 너무 뜨겁지 않을 때 베다니에 도착했다. 타고온 차는 세워두고 별도의 버스로 이동하게 된다.(입장료 7디나르) 기념교회와 세례터가 있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움직였다. 나의 가이드 새봄이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흐흣. 예수께서 여기에서 세례를 받은 것에 대한 이런 이야기도 있다. 지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는 사해, 사해로 흘러가는 요단강은 지상에서 가장 낮은 강이자,.. 2011. 2. 11.
Jordan-31. ⑤ 느보산 모세기념교회 새벽마다 들리던 기도소리도 못 듣고 잤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도 띵하고 몸이 완전 무거웠다. 역시 체력부족! 그러나 봄이가 끓여준 된장찌개를 미친듯이 먹고 배 두들기며 느보산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모세의 마지막, 느보산에서 느보산은 암만에서 차로 1시간정도 걸렸다. 마다바의 서쪽인 느보산 지역은 사해의 북동지역과 여리고를 볼 수 있는 산으로, 모세가 약속의 땅을 바라보았던 곳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여기에는 모세기념교회가 복원공사 중인데 성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 지원받아 건립중이라고 한다. 이 수도회가 돈이 얼마나 많은지는 하나님도 모르실거라는 소문이 있다고도 한다! 입장료 1디나르를 내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복원현황과 이 곳에서 발견된 이런저런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임시박물관이 있었.. 2011. 2. 11.
Jordan-31. ④ 페트라와 와디럼사막 내가 처음 만난 광야는 이스라엘에서 였다. 이집트를 가려고 하이파라는 도시를 질주하면서 만난 광야길. 그 광야길에서 받은 느낌은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성경에서 보던 그 막연한 광야를 처음 맞이한 기분이란. 오늘 떠나는 페트라 여행길에서 나는 또 다시 광야길을 만났다. 아라바 광야, 내 두 번째 광야길. 아라바 광야 아라바는 거친 들 이라는 뜻이다. 사해 남단에서 아카바까지 150km. 이곳을 중심으로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었는데 그 이유는 풍부한 물과 구리광산 때문이었다고 한다. 성경 여호수아서 12장에 아라바라는 지명이 등장하고 예레미아서 2장과 39장, 52장에도 등장한다. 회오리바람이 작게 일어나 기둥처럼 서 있는 장면을 몇 번 보기도 했다. 구약성경을 펴면 당연하게 접하던 이스라엘.. 2011. 2. 11.
Jordan-31. ③ 와디무집 와디무집은 아르논강과 사해가 만나는 곳이라고 한다. 요르단의 자연보호지역이자, 멋진 바위들 사이로 트래킹을 할 수 있다는 설레임에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와디무집은 암만에서 아카바 방향으로 난 도로를 타고 가면 된다. 암만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렵지, 일단 빠져나오면 도로타기는 무척 쉽니다. 오늘은 내가 운전하는 날. 봄이의 훌륭한 가이드로 요르단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달리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 가다보니 넓은 사해가 오른편으로 펼쳐지는데, 얼마나 환상적이던지! 사해는 푸르고 넓은 지중해 같았다. 사해는 오늘의 코스가 아니라 그냥 멀리서 감상! 사해를 지나 1시간을 넘게 달리자 와디무집 브릿지가 보이고, 그 다리를 건너기 전에 왼쪽으로 들어서야 와디무집 트래킹 센터에 닿을 수 있다. 트래킹 예약.. 2011.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