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268 마지막 그러나 시작 마지막에 그가 택한 것은 그렇게 짝사랑하던 고고학, 그것도 자신의 믿음 그 현장이었다. 나도 그런 마지막을 꿈꾼다. 그건 아마 마지막이 아닌 시작일테지만 나의 믿음이 시작된 곳, 내가 사랑하는 일의 현장에서 시작을 알리는 종지부를 찍고 싶다. 나는 아마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2008. 12. 19. 차와 이혼한 여자, 자전거달력을 만나다 얼마전에 이혼했다. 그 결정은 오랫동안 심사숙고 한 끝에 이루어졌다. 생활은... 아주 많이 불편하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러 나갈 때면,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갈 때가 되면, 두려운 생각이 든다. 퇴근하고 들어가는 길은 얼마나 추울까. 텅빈 집은 또 얼마나 나를 춥게 할까. 안 그래도 겨울인데, 우리의 이혼은 정말 나를 힘들게 한다. 오늘 아침도 나는 어김없이 아파트 앞에 세워져 있는 내 트랜스포머 프라이드 베타를 바라본다. 혹시 잘 타지 않아서 고장나진 않았을까? 부동액도 넣어주고, 타이어도 갈아주어야 하는데.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면 흘러나오던 노랫소리, 따뜻한 히터바람 쐬며 출퇴근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아, 추워! 기름값은 떨어졌지만, 지갑은 궁색하고 지구온난화를.. 2008. 12. 11. 초코칩쿠키, 니맛도 네맛도 아닌 처음 만들어 본 쿠키, 아침부터 밀가루와 버터로 범벅이었다. 아직도 느끼한 이 속을 어이할꼬. 2008. 12. 6. 놓지 않도록 이랜드 노조의 싸움이 지난 11월 14일, 510여일동안의 긴 장정을 마치고 일터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얼마전에야 접했다. 성과와 한계가 분명히 있겠지만, 그 긴 시간을 버텨온 '그 분'들의 사진을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내 눈도 붉어졌다. 언젠가 이 지면에 그런 글을 남긴 적이 있던 것 같다. 그들이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라면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을 지지하고 싶지 않다. 그들의 싸움이 정당하다고 느끼는 것은 불평등한 근로환경과 정규직과의 차별대우로 인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성을 하고, 파업을 하기 때문이었다. 자신들과 같이 고통받는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에 이랜드로부터 해고당한 28명 중 12명의 희생이 필요했지만, .. 2008. 12. 4. 거미여인의키스 감옥에 갇힌 두 죄수의 대화형식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한 사람이 들려주는 표범여인에 관한 영화이야기로 시작한다. 고속버스 안에서 그 영화이야기를 읽는데, 밤이어서 그랬나 조금 섬짓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뒤로는 내 방에서 읽는데, 표지도 무서웠는데 내용도 무서워 책을 한 번 던져버리기도 했다. 읽다가보면 이것들이 남자는 분명한데 이름은 여자니까 감정이입도 안되고, 누가 누구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기도 해서.... 결국은 읽기 힘들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주석에는 동성애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설명(?)이 꽤 길게 들어가 있었는데, 나중에는 다 무시하고 넘어갔다. 결국에는 몰리나가 처음부터 정치범인 발렌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사랑하게 된다는 설정은, 내게는 억지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대사 속에 숨.. 2008. 12. 3. 직접행동 올해 초 시작된 촛불광장을 겪고 나서 활동가들끼리 학습한 책이다. 학습에 관한 우여곡절이 많긴 했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읽었기에 보람은 있었다. 책 내용이 그리 재미있지 않아서 고생을 하긴 했지만 2008년에 우리가 보고 겪었던 일들을 상징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단어 '직접행동'에 대해 알게 해 준, 두꺼운 책이었다. 촛불광장에서 우리가 싸운 적은 이명박은 아닐 것이다. 이명박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즉 자본주의 일 것 이다. 이 싸움은 이제 광장에서 물러나 일상으로 돌아갔다. 일상에서 우리는, 아니 나는 얼마나 자본주의라는 거인에 대항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말했던 '우리 안의 이명박'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촛불광장에서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했던 의문, .. 2008. 12. 3. 시계태엽오렌지 처음 시계태엽오렌지를 받았을 때, 표지가 너무 맘에 안들었다. 무서운 그림, 너무 싫었다. 거미여인의 키스 표지그림도 이에 못지 않았는데. 각설하고, 표지야 어쨌든 근래들어 재미나게 읽은 소설 중 하나다. 알렉스라는 아이가 폭력의 청소년기를 지나 사회가 원하는 궤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지루하지 않았다. 처음에 묘사되는 폭력적인 장면은 읽으면서도 무서웠지만, 더 무서운 것은 알렉스가 교도소에서 폭력을 제어하는 치료(요법)을 받은 후였다. 자기 의지를 제어하도록 만드는 그 요법은, 알렉스가 폭력적인 인간이니까 바람직한 요법이라는 묘한 설득력을 갖지만, 사실 인간의지를 타인이 제어한다는 사실 자체로 본다면 무시무시한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폭력'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알렉스의 폭력이 옳다고.. 2008. 12. 3. 신문 요즘 신문을 보면 답답하다. 나만 그런가? 2008. 11. 28. 철새, 시간의 흐름을 알리다 아침에 허겁지겁 일어나 밖으로 나서면 찬 공기 속에서 겨울의 느낌이 조금씩 전해진다. 아직은 가을이라고, 이 가을을 더 느껴봐야 한다고 마음 다잡지만 겨울은 시나브로 오고 있다. 시간은 시나브로 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 쳇바퀴 돌 듯 뱅글뱅글 도는 시계 속에서, 어느샌가 와버린 점심시간, 퇴근시간에서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알리는 것은 무엇보다 자연이 아닐까. 비교적 날씨가 따뜻했던 토요일, 카메라를 들고 탑립돌보를 향했다. 철새들을 보러 자연학교 친구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다들 감기 걸리지 않으려고 두터운 잠바를 입었지만 쉴 새없이 뛰고 장난치는 것을 보니 감기 걸릴 확률은 0%인 것 같다. ▲새 관찰 중스코프를 펴고 어떤 새가 있나 하나하나 관찰해본다.. 2008. 11. 26. 이전 1 ··· 60 61 62 63 64 65 66 ··· 1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