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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작년 요르단 여행길에 오른 첫 날,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는데 한 남자아이가 이 책을 들고 있었다. 내 또래였던 것 같은데 꽤나 심각하게 읽고 있었다. 만약 그 아이와 같은 비행기를 탔더라면 그 책이 어떤지 이야기를 나눴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대한 첫 기억은 그렇다. 작년에 선물받은 1권, 올해 선물받은 2권을 11월 들어 읽기 시작했고 오늘로 3권까지 읽어나갔다. 라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덴고, 아오마메, 후카에리 등 주인공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들은 긴장감 넘치게, 아슬아슬하게 전개된다. 이야기들이 독자를 제대로 끌고가고 있다. 이야기 자체만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중간중간 넘쳐나는 작가의 감수성에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다. 소설을 쓰는 입장에서 본다면 '역시 하루키'라는 말을.. 2011. 11. 19.
흔적 * 내가 20년의 시간을 보냈고, 아빠가 그보다 더한 시간을 보냈던 충주집을 정리했다.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내내 썼던 일기장을 보내주었다. 나중에 나 읽어보게 하려고 숨겨놨단다. "네 편지들은 담에 집에 올 때 가져가." "무슨 편지?" "니 아빠가 '은영이 편지'라고 써서 정리해놨더라. 너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랑 주고받았던 거." 엄마의 말을 듣는 순간, 공무원이었던 아빠가 정자체로 곧게 썼을 '은영이 편지'라는 글자가 기억나 울음을 꿀꺽 삼켰다. 혼자 외로웠을 아빠는 그 편지들을 읽으며 조금은 웃었을까. 그랬다면 좋겠다. 내가 웃음 줄 일이 별로 없었으니 그거라도 즐거운 일이었으면. 아빠, 보고싶다. **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건,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늘 언제나 있.. 2011. 11. 11.
Happy Birthday 저 오늘 생일이예요. 서른 둘 되요. 오늘은 곁에 좋은 사람 하나 있을 줄 알았는데. 조금 쓸쓸하네요. 인생 숨차게- 달렸고 또 달립니다- 2011. 11. 9.
11월 갑천누리길 걷다 11월 6일, 회원들과 갑천누리길을 걷다. 2011. 11. 7.
위선 용기있는 척, 당신도 용기를 가지라고 말한다. 쿨한 척, 내가 잘못했으니 이제 그런 일 없을거다. 괜찮다, 한다. 무슨 일이 닥치면 쉽게 남탓하며 피해버리고 마음에 온갖 상처를 다 입고는 혼자 진탕 울고 자기보호를 위한 어리석은 벽을 쌓아올린다. 입닫아라, 박은영 이 병신아. 내 자신이 참 못났다. 오늘은 나를 좀 미워하고 싶다. ** 이런다고 , 왜 그렇게 부정적이냐고 충고는 그만 들었으면 한다. 위로가 더 절실하다. 2011. 11. 2.
알 수 없는 1. 한 때는 기쁨이었던 것이 지금은 슬픔이 되는 것. 그러니 기쁠 때는 기뻐하고, 슬플 때는 돌아보라. 인생의 앞 일은 누구도 알 수 없으니. 누구도 알 수 없으니. 2. 대차게 울어제끼니 부끄럽지만 직성은 풀렸다. 어쩔 수 없다. 겁나게 찌질하게 밀어붙이고 나가떨어져야 직성이 풀리니, 네 년의 팔자다. 일단 직성이 풀릴 때까지 살아보겠다. 닥치고. 마음이 홀로 앞선 것을 진작 잘 알았더라면. 내탓이다. 3. 하루키의 를 집어들었으나 예전같지 않다. 내가 변한 건지, 하루키가 변한건지. 상실의 시대여 돌아오라. 2011. 10. 31.
이슬람정육점 다 컸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눈물을 한 바가지 흘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성장소설이다. 서른 두살에 읽는 성장소설, 눈물 한 바가지. 아니다. 더 커야겠다. 아직도 나는 받고 싶은 것이 많다. 특히나 위로가. 충고가 아니라 정말 위로가 필요한 때다. 하산아저씨처럼 의미있는 말을 해주는 어른이 필요했고, 나에게도 상처가 아직 많다는 것을 알아주는 상처투성이의 누군가들이 필요했고, 안아줄 안나아주머니가 아직 나는 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지나칠 수 있는 원인모를 상처에 기인한 주인공의 외로움과 무관심의 시선은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을 하나로 묶어낸다. 전도사와 이맘, 터키인과 그리스인, 대머리 군인과 맹랑한 녀석 모두 다 그렇다. 상처받은 사람들, 위로받고 싶은 사.. 2011. 10. 31.
내 무덤, 푸르고 최승자의 시는 결기 서린 듯한 단어들 때문에 보는 내내 무겁다. 한 손에 창을 들어 자기에게 겨누고, 다른 한 손으로 시를 쓰는 듯 하다. 불끈불끈 터지는 된소리의 단어, 결이 곧은 행과 행. 슬픈 비장함이어야만 비로소 시가 되는 것처럼 단어들이 꼿꼿하다. 대학교 때, 그녀의 라는 시집을 집어들었다가 홱 던져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 나는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안 그래도 인생이 팍팍한데, 이 여자까지 왜 이러나 싶을까, 라고 투덜거리면서 말이다. 문학이 내 도피가 되기를 바랬고, 초라한 내 생활과 삶을 빛내주기를 바랬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았어야 한다. 그녀의 그 팍팍한 언어가 곧 내 삶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녀의 시 에서처럼, 고독이 창처럼 나를 찌르러 올 때 나는 무슨 방패를 집어.. 2011. 10. 31.
2011 활동영상 편집 : 박은영 2011.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