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268 빛 아주 먼 하늘에 떠 있는 한 조각 빛을 보면서 어딘가에 있을 그대를 생각했었다. 언젠가는 내 손에 닿길 바라며. 마음이 어두워질 무렵 내 마음에 빛이 닿았다. 내 마음은 여전히 어둡지만 빛은 서서히, 마음에 자리를 만들어간다. 고맙다, 그대. 2012. 1. 26. 나쁜 꿈 분명히 내 방이었다. 방바닥에 먼지와 머리카락, 쓸모없는 영수증이 수북했다. 치워야겠다고 생각하는데 한쪽 구석에서 검고 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슬그머니 기어나왔다. 곧 죽을 모습이었다. 털은 더럽고 거칠었다.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들고 있던 무엇인가로 고양이 머리를 내려쳤다. 피했다. 두번이나 피하고는 내 주변을 맴돌았다. 그 눈빛이, 곧 죽을 모양인 그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무서웠다. 죽였어야 했다. 머리를 내리쳐서 없애버려야 했다. 그래서 그 먼지들과 함께 내 방을 깨끗이 치웠어야 했는데 결국 꿈에서 깨버렸다. 깨어나니 심장이 쿵쾅대고 뛰고있었다. 새벽 3시. 울음이 올라왔다. 고양이 머리를 내리치려던 잔인함이 아직 손끝에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것이 나를 노려볼 때 느껴졌던 공포가 아직도.. 2012. 1. 18. 사람의 온기 1. 사람의 손은 맞잡으면 따뜻하다. 놓고 싶지 않은 것도 그 따뜻함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놓아버렸을 때 마음에 텅빈 우물이 생긴 것 같은 기분도 그 따뜻함 때문이다. 그 때문에 손 잡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주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것을 잃고 싶지 않은데 잃게 되는 일을 분명히 겪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랫동안 두려움에 빠져있었다. 그랬다. 2. 이성으로 판단할 수 없는 신기하고 묘한 감정. 수없이 되새기며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 그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일은 여전히 있다. 마치 몰랐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알고 있었다. 다만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그래서 너무 아득하고 먼 일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그 아득한 시간의 강을 단번에 넘어서게 만든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 2012. 1. 17. 흐름 오래된 절을 지키는 한 노인의 눈빛에도 역사는 담겨있다. 오래된 사찰, 그 사찰의 마당과 흔들리는 나무들과 낡은 문지방에 묻어있는 것은 분명한 시간이다. 그 시간은 잘난 이들의 부여하는 설명과 의미가 아닌 살에 닿아 본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고단한 흐름. 그 흐름에 잠시 머물다. 2012. 1. 16. 새해'지랄' 生花 얼마전 꽃다발 몇 개를 떠맡게 되어 집에 가져왔다. 원래 살아있는 무엇인가가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터라, 더더군다나 꽃다발은 결국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지라 괜히 집에 가져왔나 싶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도 워낙 덩어리가 커서 꽃을 종류별로 다듬어서 되지도 않는 꽃병에 꽃아두었다. 화장실에 장미, 전자렌지 위에 국화, 방에는 카네이션과 이름모를 꽃들. 밤에는 왠지 그것들의 숨소리, 죽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아직 꽃들은 남은 봉우리를 피우기도 하고, 말라가기도 하며 '살아'있다. 나는 퇴근하고 집에 오거나, 아침에 화장실에 들어서서 그것들을 보면 묘한 기분을 느낀다. 살아있는 것의 묘한 기운이란. 잎사귀 하나에 맺힌 숨 이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더욱 활짝 피는 그것들을 .. 2012. 1. 1. 채워가다 연말이건만 매일 밤 복잡한 꿈에 시달리다 새벽에 눈을 뜬다. 답답해서 숨을 몰아쉬며 벌떡 일어나 찬물에 세수를 한다. 왜 사소한 스트레스를 쉬이 털어내지 못할까, 왜 오지도 않은 앞일에 대해 걱정부터 하고 있을까, 왜 아직도 갖지 못한 것들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할까, 왜 늘 마음에 묵직함을 유지하려 드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좀 더 가벼워질 수 있을까, 내 안에 밝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 나에게 없던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간다, 당신을 통해. 받아들이고 싶지 않던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당신이 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믿고 싶다. ** 서른 두 해가 가고 있다. 2011. 12. 27. 말글 - 아빠가 숨을 거두었을 때, 주치의는 말했다. "잠시 가시는 길 인사 나누시게 피해있을께요." 그리고는 커튼을 치고 아빠와 나를 남겨두고 나갔다. 나가봤자 커튼 사이였다. 중환자실에는 아빠와 비슷한 사람들이 커튼 하나 사이를 두고 있었다. 나는 정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울지도 못했다. 황망히 아빠의 감은 눈을 바라보며 너무나 부어버린 손을 잡았을 뿐이다. 결국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커튼을 걷었다. 달려온 엄마는 아빠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시원하게 울음을 쏟아냈다. 그렇게 울 수 있는 엄마가 부러웠다. 생각해보면 나는 삶의 모든 결정적인 순간에 입을 꼭 다물었다. 정말 간절히 원하던 것이 떠날 때에도 그랬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어도 그랬다. 나는 괜찮다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괜찮은 .. 2011. 12. 15. 한겨레 울림마당 글 내 달덩이 얼굴, 턱부터 사정없이 잘렸네. 새해 계획은 얼굴 사이즈 줄이기다!!!! 2011. 12. 15. 고라니의 2단 뒷차기 강원도 골프장 때문에 올해 내내 거리에서, 강원도청 앞에서 투쟁중이신 대책위 분들. 전투의 와중에도 빵터지는 익살! 강원도 골프장 대책위분들, 모두 힘내세요! 2011. 12. 12.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1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