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373 조용히 밥을 많이 먹고 청소를 하고 목욕도 하고 방에 들어와 스탠드 빛 하나만 켜두고, 우슬초차를 후루룩 마시면 조용함이 방안 가득. 혼자인 주말에 이야기를 들려줄 소설 한 권이면 그것으로 충분한 휴일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2. 12. 그리움 땡볕에서도 마음에 눈물 같은 비를 뿌리는 것. 한가위 달이 봉긋 차오르듯, 그리움도 목젖까지 차오르지요. 그러나 끝내 마음 밖으로는 뱉어내지 못하는 것, 그것이 그리움이지요. 아련하되 손에 잡힐 듯한 느낌. 어디선가 보고 노트에 적어둔 글. 지난 노트를 뒤적거리며, 마음을 흐드러지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2. 9. 어쩌면 어쩌면 당신도 이 호수를 바라보았던 적이 있었을지도. 딸기밭이 크게 열렸던, 잘 닦이지 않았던 흙길을 걸어보았을 수도. 어쩌면, 어린마음에 가득 담은 상처를 풀어내려 하 답답한 마음에 눈물 담아 바라보았을수도.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1. 2. 호암지에서 오랫만에 본 호암지.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날까지 이 호수를 바라보며 걸었다. 좀 더 늙어버린 나처럼 이 호수도 자꾸 옛모습이 사라지지만, 늘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꽉 찬다. 아빠를 여기에 훌훌 뿌려주고 싶었는데 아직 못했다. 아빠와 마지막으로 산책했던 기억이 아직 겨울추위처럼 선선하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1. 2. 충분조건 조금 말랐지만 수분이 충분히 차 있는 배를 사각사각 씹으며, 2010년의 끝과 2011년의 시작은 이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목마름을 채울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함이라면, 그것으로도 좋다. 그만하면 괜찮았어. 충분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1. 1. 1. 바로 여기에 눈송이는 그림자처럼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공주의 조용한 시골길에서 그렇게 눈을 맞았다. 떠들석한 도시와 사람을 떠나고 싶었다. 2010년의 긴그림자를 조용히, 더 깊숙히. 예수가 바라던 평화가 지금, 이 곳에 그리고 나에게 가득하기를.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0. 12. 25. 참된 아픔 삶은 아픔이라는, 우리가 지나쳤던 참된 아픔을 기어이 앓아내야 비로소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전우익 선생의 말이 마음에 닿는 요즘이다. 요즘 나는 내가 일을 핑계로 앓았어야 했던 많은 것들을 피하고 있었음을 알아간다. 상처와 미움, 사랑하는 방법, 기다리는 법. 너무 오랫동안 피해 온 이 감정들을 앓고 앓는다. 답답하고 시린 마음을 밤마다 두드리며 기다림이 힘들고, 외로움에 허기진다고 울어댄다. 울어내야 한다. 피해서는 절대로 아픔을 완성할 수 없다. 그러니 가슴을 펴고, 더 아프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0. 12. 9. 눈이 오면 눈이 오면 시를 읽고 싶다. 그리고 마음을 차곡차곡 포개서 또 상자안에 넣고, 한숨을 쉬며 그래도 살아가자고 생각하면서. 언제까지일까, 이런 겨울은. 2010. 12. 7. 틈 태어날 때부터 삶에 만들어진 틈. 갈라지고 쓰려도 채워지지 않는 그 틈 사이로 바람 한 줄기 들어와 어지럽게 한다. 나는, 그 바람이 반가운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사랑했던 건지 이러지도 저러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다. 태초에 간격이 있었다. 그 틈은 좁고 메말랐다. 그 틈에 사람이 살지않아 소리가 났고 또 한편으로 적막했다 간격이 여러개 있었다. 간격이 허물어지고 또 헐거워지도록 틈은 자꾸 생겨났다 - 이병률 시 을 읽다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0. 12. 5.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