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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불편해도 괜찮아

by bravoey 2010. 12. 28.

<불편해도 괜찮아>는 김두식 교수의 이전 책들처럼 어렵지 않고, 흥미롭다. 영화와 연결되어 다양한 인권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처음 화두를 장악해버린 '지랄총량의 법칙'부터 시작해 제노사이드의 이야기로의 마무리까지 재미를 놓치지 않아서 좋다. 우리가 주변에서 놓치던 것들을, 특히 기독교인의 관점으로 말해준 것은 나에게 더욱 더 좋았다. 동성애에 대한 부분, 특히 그의 합리적이고 사람우선의 시선이 느껴지는, 그들을 만나본 적 있느냐는 질문은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기독교인의 관점 그 자체가 한계가 되어 더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참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더 세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을텐데.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이었던 것은 바로 풍부한 이야기였다. 저자의 개인적 이야기와 영화, 이론이 잘 버무려져 구워진 부침개 같았다.  
이 책을 읽은 후, 김두식 교수를 직접 초청해서 강연을 들었었다. 많은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전해주어 함께 들었던 활동가들이 고개를 사정없이 끄덕였었다. 그 중 아직도 회자되는 중요한 것은 '이야기'였다. 자기만의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매력이 없다는 말. 우리가 운동을 하지만, 우리 운동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재미없고 빈약하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에 대해 고민했다. 인권의 현장에 있는 여성활동가, 환경의 현장에 있는 우리에게 늘 무엇이 부족한가 고민하고, 그것이 정보나 지식이라고 판단했었지만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이야기였지 않았을까, 사람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지역만이 가진 색깔있는 이야기 말이다.
여전히 화두는 '진심'이 아닐까 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고 정리할 때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진심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 진심이 전제되지 않은 서로간의 소통은 결국 일방통행 일 뿐이다. 내 운동도 일방통행이지 않았나 반성해보며 인권에 대한 진심이 담긴 이 책을 강력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