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들깨칼국수가 생각난 건, 아주 더운 여름 날이었다. 

뜨거운 햇살이 온 몸을 녹여버릴 듯 내리쬐는데 발 끝으로 살들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 때 왠지 들깨칼국수 한 그릇이 생각났다. 이상하게, 덥고 짜증나는데 그것을 생각하니 갑자기 힘이 솟는 듯 했다.

소울푸드. 모든 음식이 다 맛있지만 그 중에도 이상하게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음식'이 있다. 

그것은 배고픔이나 스트레스로 폭식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다. 알뜰한 마음으로 식당에 앉아 기다리는 순간이 참 좋은, 나오는 그 모습만 봐도 뭔가 완성된 듯한 식사. 한 입 떠서 목구멍으로 따뜻한 것이 흐르면, 양수 안에 있는 태아의 느낌이 바로 이런 걸까 싶게 아주 적당한 그런 맛이다. 

나의 소울푸드는 들깨칼국수. 쫄깃한 면발과 뜨끈하고 고소한 향이면 충분하다. 부담없이 후루룩 먹으며 수다도 떨고, 김치 맛을 더 빛나게 해 준다. 무엇보다 속을 뜨겁게 해서 허해진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심지어 이 들깨칼국수와 관련한 추억도 없다. 그냥 이건 들깨칼국수와 나의 만남이다. 늘 첫만남. 어디나 맛있다. 어디를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떠오르는 것도 없기에 더 담백하다. 깔끔하고 좋다.

연결된 것이 너무 많고, 떠오르는 것도 너무 많다.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알고 싶지 않지만 보게 되는 것들도 많다. 그래서 삶은 피곤하고 더 나태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 들깨칼국수 한 그릇. 모든 것을 차단하고 오롯이 너에게만 집중하며 연결된 것을 잊고 시간의 흐름을 뜨뜻한 국물에 맡기는.

그런 소울푸드, 들깨칼국수.

매년 그랬듯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이한다. 환경의 날을 맞이하는 마음은 ‘캄캄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2010년 12월부터 많은 생명을 죽음에 빠트린 구제역, 일본 열도를 공포로 밀어넣은 지진과 핵사고, 2009년 8월부터 강의 뭇생명 뿐 아니라 사람까지도 죽음에 빠뜨린 4대강 사업. 이런 일들이 일어난 원인이 ‘인간의 욕망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역효과가 이제는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고 있다. 그것도 생명을 위협하는 모양으로 말이다.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도 많고, 환경을 지키는 방법은 넘쳐난다. 하지만 필자는 방법이나 기술 이전에, 환경의 핵심인 ‘생명’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생명에 대한 우리의 마음은 어떨까? 우리는 어떤 마음과 자세로 생명을 대해야 하는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지식은 넘쳐나지만 희생당한 생명을 깊이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다. 이유 없이 죽어간 가축들에 대한 속죄 없이 구제역을 말하고, 핵사고로 죽어간 생명의 대한, 4대강사업 속도전에 희생당한 노동자들의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 없이 ‘발전’을 말해도 되는가. 먹고 사는게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을까. 마음 속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의 우물물이 말라 퍼올릴 눈물이 줄어가도록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을까.
 먹고 사는게 바빠도 인간은 숨이 붙은 생명이다. 구제역으로 죽어간 가축들의 생명과 내 생명의 본질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체르노빌에서, 일본에서 발생한 핵사고로 슬픔을 당한 수많은 생명이, 4대강사업 속도전에 죽어간 노동자들의 생명이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미국의 곤충학자이자 ‘생물다양성’이라는 용어를 유명하게 만든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은 “인류는 자신이 창조한 것에 의해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파괴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에 의해 정의된다.”고 했다. 우리에게는 아직 선택권이 있다. 더 이상 ‘파괴하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 그 선택은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우선된다. 그런 성찰 없이 아무리 녹색을 외친들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환경의 날, 이런저런 기념행사들을 뒤로 하고 조용히 앉아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을까?



* 제목은 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이자 동물해방론자인 피터 싱어의 저서(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피터 싱어/세종서적)를 차용했습니다



 


아랍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내 생애 첫 여행지였던 이스라엘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2003년 크리스마스, 베들레헴을 방문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의 현실에 대한 첫 눈을 뜬 것 같다. 이후로 줄곧 다녀온 여행지는 크게 아랍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작년에 다녀온 레바논과 요르단을 마지막으로 삼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다시 중동에 대해 알고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어람에서 아랍시민혁명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이 열려 냉큼 신청하고, 첫번째 강좌를 다녀왔다. 첫강좌는 안그래도 무척 만나보고 싶었던 김동문 목사님 강의. 교회에서 듣는 선교사님들의 사역이야기와는 분명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리고 들을 수 있는 자리일 거라 예감했다.

교회는 그랬다, 시민들이 피흘릴 때 교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오늘을 사는 기독교인들의, 예수의 길을 제대로 따르고자 하는 자들의 참회의 말이 되어야 할지 모른다. 김동문 목사는 어느 신문에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난 것은 교회들이 기도했기 때문이라는 기사에 분노했더라며, 이런 말을 던졌다. 교회는 그랬다고. 얼마전 대통령을 무릎꿇게 한 한 목사의 이야기와 오버랩 되는 것은 왜 일까. 이승만 정권부터 군부독재시절,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구국기도회들. 어떤 지도자든 무조건 기도했던 교회의 역사는 시민들이 열망하던 민주주의 역사에 숟가락만 올려놓고 있는 꼴이라는 김동문 목사의 말은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김동문 목사는 이와 더불어 중동에서의 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공급자(선교사) 중심의 선교가 변화해야 하며, 수용자 중심으로 소통이 가능한 구조로 선교활동이 이루어져야 함을 말했다. 우선 아랍에 대한 역사, 지역성에 대한 파악이 되어야 민심을 읽고 선교를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관심이나 조사가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 조차도 미약한 수준이라고. 특히 그들을 바라보는 시혜자의 시선은 아주 큰 독일 수 있다고. 예수믿으면 우리처럼 잘살게 된다고 말하면서, 한국이 잘 되기 위해서 피흘린 역사에 교회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이 동감한 사실은 중동에서의 선교는 교회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토대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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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을 맺는 순간 나일강에서 본 보라색 오로라가 떠오른다. 다시 가고파!
  1. 미래목 2011.03.26 22:16 신고

    오로라는 북유럽!!노르웨이영보이가 떠오른다


나는 자취생활만 10년째 하고 있다. 이사를 많이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자취집이 있다. 평범한 원룸이었는데, 베란다로 나가면 원룸 뒤쪽에 공터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공터는 말 그대로 그냥 아무 것도 없는 맨 땅이었다.

봄이었다. 무심히 바라본 그 공터에서는 새파랗게 젊은 싹들이 맨 땅 위로 힘차게 손을 뻗고 있었다. 여름이 되면서 그것들은 옥수수로, 파로, 무와 고추로 아무 것도 없던 땅을 가득 채웠다. 그 과정을 매일 보던 나는 인생 스물 여덟 살면서 처음으로 ‘신기하다’는 감정을 느꼈다. 그건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병이 기적적으로 낫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느낌이었다.

온통 새파란 그 곳에서 하나님의 숨소리가 들렸다. 씨를 뿌리고 잡초를 다듬는 것은 사람이 하지만, 식물이 자라도록 하는 힘은 그 분이 지으신 세상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햇빛과 땅 속에 흐르는 생명력, 바람, 공기, 이 모든 것이 그것들을 자라게 하고 그렇게 자라난 것들로 인해 사람이 먹고 살아간다. 하나님은 늘 내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모든 공간에서 자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고 보편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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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미네르바

2009년이 되면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두 개의 단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거주지인 가자지구에 폭격을 퍼붓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피 흘리고 고통받고 있다.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은 이전부터 계속 되어왔고, 이스라엘 근본주의자들의 '미친 발악'이 드디어 마음을 먹은 모양이다. 유엔도 없다. 미국은 입을 꼭 다물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맘을 먹고 덤벼들고 있다.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까?

미네르바는 인터넷 상에서 ‘국가신인도를 흔든’ 글을 써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다. 그를 범죄자로 만든 전기통신기본법은 웹 자체가 없던 1983년 만들어진 법이라고 한다. 그의 예측대로 정부가 움직인 사실을 지나온 시간이 증명함에도, 모든 것을 들킨 범죄자 마냥 구속과 입막음의 폭력으로 그것을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니 참 기가 막힌다. 그것은 이 정부를 비난하는 소리는 듣지 않겠고,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은 모두 잡아가겠다고 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일부 논객은 자기 검열에 들어갔다고 하니, 더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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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가 촛불을 든 까닭은

2008-05-27 06시05분
박은영(bravoey@empal.com)

출장을 다녀오던 K씨, 역 광장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잠시 그들 옆에 서서 촛불문화제를 지켜본다. 사실 K씨가 그들을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그는 설마 우리나라 대통령이,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에게 위험한 그런 음식을 자국에 들여오겠냐고,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는 과대하게 부풀려진 괴담이고, 누군가 뒤에서 조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정부에서 밀어붙이면 하게 될텐데. 반대해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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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충청에 기고한 글

  1. 정용균 2008.05.28 10:47 신고

    잘 정리하셨네요.

  2. 은드기 2008.05.28 13:09 신고

    퍼간다 역시 멋진 글쟁이녀석ㅋ


미디어충청에 실린 금강운하순례관련 기사.
흐흐.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id=42662&page=1&category1=2

민중언론 - 참세상에도 떠요.

  1. 정용균 2008.03.17 11:48 신고

    잘 읽었습니다. 잘 썼네요.

<아시아 민주화를 대하는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 네팔의 민주화 과정을 중심으로>
518 아카데미 해외연수보고서
07년 10월 8일 작성


글을 읽고 난 평가 및 지적, 대환영!
고등학교 2학년 때 인 것 같다. 문학교과서에서 구운몽이 나왔던 게 아마 그 때쯤이었으니까.
집에 가서 앨범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이 글.
서툰 내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있어 혼자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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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소설가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내 삶의 골자는 변하지 않길 바라며 살아간다.
나는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삶의 주제를 지키며 살아가고자하는 노력만으로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무엇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노골프데이 특집


멈춰라, 골프장 건설!


시민참여국 박은영 간사


골프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미국 LPGA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박세리 선수의 영향 때문이었다. 필드를 넘나들며 멋진 ‘샷’을 보여준, 검은 피부의 박세리 선수는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와 더불어 골프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어났다. 이제 골프는 ‘있는 자’들의 스포츠가 아니며 일반 대중들도 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이었다. 신문의 스포츠면에도 골프소식은 전보다 꽤 크게 실리는 편이다. 웹검색페이지에서 ‘골프장’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참 많은 골프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각 지역에 위치한 골프장과 골프 치는 법에 대한 자료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심지어는 골프 부킹까지 있다.

이렇게 골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골프장 건설은 지역에서 계속 문제가 되어왔다. 지역경제를 회생을 이야기 할 때마다 제시되는 골프장 카드를 두고 지자체와 골프장 사업자,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 간에 많은 충돌이 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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