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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刀191

투쟁이 소용없다 말하지 말라 고작 1848년 영국 노동자계급의 선거권 획득 투쟁이 실패한 직후 나온 아서 휴 클러프의 시를 떠올릴 뿐이다. ‘투쟁이 소용없다 말하지 말라. 고난과 상처가 부질없으며, 적은 약해지지도 쓰러지지도 않으며, 여전히 세상은 그대로일 것이라 말하지 말라. 헛되이 부서지는 지친 파도는, 결국은 거대한 대양을 이루고, 너무나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에도, 서쪽 대지는 환하게 밝아오니까.’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52321.html 2022. 7. 26.
우리의 죄는 야옹 아침 창유리가 흐려지고 빗방울의 방이 하나둘 지어졌네 나는 세 마리 고양이를 데리고 오늘의 울음을 연습하다가 가장 착해보이는 빗방울 속으로 들어가 앉았네 남몰래 길러온 발톱을 꺼내놓고서 부드럽게 닿을 때까지 물벽에 각자의 기도문을 새겼네 들키고야 말 일을 미리 들킨 것처럼 페이지가 줄지 않는 고백을 했네 죄의 목록이 늘어갈수록 물의 방은 조금씩 무거워져 흘러내리기 전에 또 다른 빗방울을 열어야 했네 서로 할퀴며 꼬리를 부풀리던 날들, 아직 덜 아문 상처가 아린데 물의 혓바닥이 한 번씩 핥고 가면 구름 낀 눈빛은 조금씩 맑아졌네 마지막 빗방울까지 흘려보내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되어 일상으로 폴짝 내려설 수 있었네 2020. 12. 31.
길은 한사코 길을 그리워한다 - 임동확 다가설수록 멀어지는 지평선처럼 단지 접근 불가능한 절대 고독의 근원 혹은 알 수 없는 전망의 바탕을 암탉처럼 품고 있는 길. 험하거나 평탄한 길들이 안겨주는 가장 값진 선물을, 놀랍게도 예정된 결말이나 확신에 찬 기대를 가차 없이 저버리는 뜻밖의 경험이다. 해피엔드로 끝나기 마련인 싸구려 영화와 달리 어떤 길이든 늘 아직 때가 이르지 않는 출발 혹은 이미 지나쳐버린 종말을 들키고 싶은 비밀처럼 감추고 있다. 뒤늦게야 조수 겸 아내인 착한 젤소미나를 잃고 만취한 채 바닷가에서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차력사 짐파노의 속최이든, 감옥에 간 자신을 기다리다 못해 배고파 외간남자에게 몸을 판 아내의 불륜을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고향 가는 눈길 속에서 죽어가게 한 남편 세이트알리의 절규이든, 결코 원하지 않았을 그 .. 2019. 6. 7.
더 유연하고 우아하게 "우리가 충분히 배우고 우리의 눈과 귀를 충분히 연 경우 언제든 우리의 영혼은 더욱 유연하고 우아하게 된다" - 니체 충분히 배우기 위해 감수할 것들이 많다. 대부분 내 마음의 여유를 필요로 한다. 일희일비 하지 말자. 2019. 3. 15.
그래도 해야한다 마더 테레사가 운영하던 인도 캘커타의 어린이집 벽에 새겨있는 글이다. 1. 사람들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자기중심적이다. 그래도 사람들을 사랑하라. 2. 당신이 착한 일을 하면 사람들은 다른 속셈이 있을 거라고 의심할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3. 당신이 성공하게 되면 가짜 친구와 진짜 적들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성공하라. 4. 오늘 당신이 착한 일을 해도 내일이면 사람들은 잊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5. 정직하고 솔직하면 공격당하기 쉽다. 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게 살아라. 6. 사리사욕에 눈 먼 소인배들이 큰 뜻을 품은 훌륭한 사람들을 해칠 수 있다. 그래도 크게 생각하라. 7. 몇 년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도 탑을 .. 2019. 2. 13.
공감 11.20 정혜신 강연 "당신이 옳다""마음이 어떠세요?"심리적 심폐소생술이자 소통의 시작되는 질문. 생각은 존재의 핵심이 아니다. 마음이 드러나야 그 사람이다. 마음, 느낌은 존재의 핵심이자 본질이다. 현재의 상태를 보여주는 바로미터 이기도 하다. 존재의 핵심이 드러나면 공감의 과녘이 생긴다. 그 과녘에 맞게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묻지 않고 알 수 없다"공감을 위해서는 잘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잘 물어보는 사람이 공감력이 크다. 모르면 묻고, 알게된 만큼씩 이해하면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 사람에게 주목하게 된다. 그렇게 존재의 핵심에 다가가는 것. 그리고 결국 "당신이 옳았다"고 말해주는 것."네 마음이 그랬구나" 사람을 살리는 말은 공감의 말이다. 그 사람의 마음에 동의해주고, 들.. 2018. 11. 23.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걱정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것 같다. 소설가가 아니었을 때에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자괴감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제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의 발목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무언가 한다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외 차이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결과만 조금 다를 뿐이다. 사람들은 결과만 바라보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생기는 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김중혁 37페이지 요즘 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았는데, 그건 뭔가 이루어지는 게 없다는 생각 탓이었을지도. 서서히 회복되는 독서력으로 괜찮다고.. 2018. 1. 19.
경험 인간은 세상을 직접 체험하는 능력을 잃기 시작했으며현재 '경험'의 의미는 퇴색되었고, 일상에서 겪는 경험의 수준도 퇴화되었다. - 에드워드 리드 중에서 우리의 경험은 미디어를 통한 2차 경험인 경우가 많다.그리고 그 경험을 먼저 한 후에, 실제 그 경험에 뛰어들거나마치 그 경험을 한 것처럼 느끼며 산다. 우리의 삶이 이토록 2차가 된 건,우리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원하는대로 해볼 수 있는 시간, 돈이 우리에게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는 그 경험을 기꺼이 선택할 용기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두려움을 밟고 용기 위로 올라서야 한다. 지금 해라. 2017. 12. 19.
운동이란 운동이란 그 운동에 이미 동의하는 사람들끼리의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그 운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세를 늘림으로서 세상을 바꿔나가는 일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 대열에 서서 일사분란하게만 움직인다면 이미 죽은 운동이다.운동에 수반하는 문제와 이면들을 질문하고 토론하는 일은 전선을 명료하게 만들고 운동의 생명력을 만들어낸다.- 김규항 중 2017.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