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집어든 SF소설. 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아작출판사 직원분이 권해준 순서대로 읽어보는데 이 책도 재밌다며 초급 몇 권 보시고 함 보셔라 했는데 마침 작은도서관에 이 책이 떡하니 들어와 있었다. 코니 윌리스 작품은 처음이기도 하다.

키브린이라는 역사학도가 시간을 건너 중세로 가게 되고, 옥스퍼드 근처 한 마음에서 페스트가 덮쳐 마을사람들을 구하려고 애쓰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다. 재미는 있었지만 기본 줄거리에 비해 책이 너무 길다. 특히 1권 중반부터는 이걸 읽어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여서 줄거리와 큰 연관이 없어보이는 몇 장씩은 넘겨서 봤다. 전반적인 줄거리 이해를 위해 필요하기에 작가가 썼겠지만 아직 초급수준인 나에게는 지루하다. 2권 중반부터가 진짜 재미있어 놓지 않고 읽은 듯.

책 전면에는 여자라 시간여행이 안된냐는 식의 질문이 써있긴하나, 키브린이 여성이어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내용은 아니다. 시간여행에 충분하도록 던워디 교수가 애써주시고, 키브린은 약간 벗어나긴 했지만 충분히 독립적이고 유능한 여성이어서 중세에서도 잘 살아남아 오히려 페스트에 대항해 사람들을 구하는 헌신적인 역할을 해낸다. 결국 페스트를 모두 피해가지는 못해 중세 벗들의 죽음을 모두 본 후에야 본인의 세계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중세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을 키브린의 눈을 통해 보여준다.

페스트로 쓰러지는 가족들, 자녀들을 보며 중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신을 의지하는 것 뿐이었다. 키브린은 질병이라고 외치지만, 그들은 사람들의 죄로 인해 신의 벌을 받는 것이고 곧 종말이라며 두려움에 떨 뿐이었다. 키브린을 믿는 것은, 그녀를 하늘에서 떨어진 캐서린 성녀라고 믿는 신부 뿐이었다. 중세에서 만난 엘로이즈와 그녀의 두 딸을 믿고 의지하는 키브린은 그들이 살기를 간절히 바라며 보살폈지만 갑자기 툭툭 스러지는 생명 앞에서 그녀조차 신은 어디있냐며 울부짖을 뿐이었다. 최후로 그녀가 의지하던 신부마저 죽자, 마침 던워디 교수가 그녀를 구출하러 오긴 하지만 패기있는 역사학도인 그녀의 모습은 죽음의 절망앞에 무력감을 느끼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살벌한 죽음 앞에서 이성과 합리는 너무 먼 것이었다. 이성적일 수가 없었을 듯 하다. 마을 전체가 죽음이어서 길가에 시체가 널브러진 그 곳은 지옥이었을테니까. 메이린 여사의 말처럼 "하느님이 계시다면 혼 좀 나셔야 할"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사람이 어떻게 신을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어느 순간에도 신을 믿고 의지하겠다고 고백하기엔 너무 나약하다. 중세의 이 비극을 보며 나는 오히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을 믿겠다는 조폭같은 기도보다 내가 나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제발 잊지 않고 하나님을 잠시 믿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나중에는 꼭 다시 돌아가도록, 나를 좀 단단히 잡아달라고 기도하고 싶었다. 

작가가 그려낼 수 있는 이야기의 한계를 정할 수 없음에도, 나는 대학에서 너무 제한적인 시각으로 소설을 바라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문학이 우아한 뻥쟁이의 멋내기 라고 한다면 SF는 미친 이야기꾼의 초대장이다. 막 말도 안되는 걸 말이 되는 것처럼 자기 세계를 만들어놓고 일단 와보셔, 하는 시장호객꾼 같은 자신감. 자기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하는 소설의 장치들을 좀 더 읽어보며 즐기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자꾸 이 장르에 손을 뻗는다.

길지만 그래도 코니 윌리스의 저력을 느껴본 소설. 다른 것도 읽어봐야 하는데 어느 순간 손에 조지 R.R. 마틴 걸작선이.... 크흐.



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아작출판사 담당자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라 믿고 구입. SF입문자에게 부담없다고 권해주셨는데 오~ 재미났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은 SF 3대 거장 중 한 사람이라고. 처음 뵙겠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들어본 적 있는데 이 분은 처음.

작품마다 호불호는 있는 것 같은데 이 작품은 부담없고 재밌었다.

조금 황당하게 흘러간다 싶었는데 이렇게 끝을 맺는구나 싶은, 정말 우주선에 올라탄 듯 신나게 읽었다.

약간 오타쿠 성향 공돌이 킵이 천재아버지를 둔 탓인지 우주에 관심이 많아 실제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벤트에 응모했으나 우주에 가진 못하고 우주복을 선물로 받고 집 근처에 온 우주인들에게 납치 비스무레하게 당하면서 우주를 여행하고 집에 돌아온다는 이야기.

청소년 SF물이고 56년도에 출판된 작품이라는데 옛스러운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고 복잡한 SF용 설정이 많지 않아 그나마 쉽고 재미나게 볼 수 있던 듯 하다. 읽다가 오타 두 개 발견...

뭐, 철학이나 이런 거 아니고 정말 심심한 어느 날 시간 보내기 좋은 소설.

난 이렇게 SF에 빠지는건가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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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의 요소를 가미한 추리소설. 중국소설 특유의 재미가 있다. 전에 읽었던 류전윈 <핸드폰>과 같은 특유의 풍자와 위트가 있다. 욕심많은 세대를 꼬집는 듯한 젊은이의 가난한 위트라고나 할까?

런던 극장가에서 간신히 밥벌이나 하며 실의에 빠져있던 연극배우 위바이통에게 어느 날 갑자기 바나금융의 사장 양안옌이 찾아와 그를 금융계의 신예 엘리트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흥분되고 불안한 마음을 품고 88층 바나금융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두둑한 금액의 연봉계약서가 아니라 바닥에 누워 숨이 끊긴 사장의 시체!

이야기를 풀어가는 속도나 재미가 있어 술술 읽힌다. 추리소설 넘기는 맛이 있다. 섹션마다 양얀엔 씨의 어록이 제시되는 건 왜일까 생각했는데, 뒤에 양얀엔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 또한 반전을 더 세게 다가오게 하는 작가의 장치가 아니었나 생각했다.

금융인을 연기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처량한 건, 양안엔 이라는 인간의 욕망에 휘둘린 처절한 젊음들이 지금 시대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였다. 꿈을 위해 달리기에 가혹한 현실, 그 현실을 벗어나고자 또 다른 연기를 해야하는 처절함. 욕심많은 세대들이 젊은이들을 자본의 노예로, 노동의 노예로 만들어가는 작금의 현실이 투영되 더 쓰리다.

위바이통이나 양안옌이나 사실 다른 인물은 아니다. 둘 다 비슷한 욕망을 가진 인간들. 더 나아지고 싶어서 괴물이 되어버린 위바이통은 자기의 현실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소설의 결론이야 그리 밝지 않지만.

여름 더위를 씻어주는 재미가 있는데 추리소설은 너무 우울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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