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캠핑을 가자고 신랑과 맘이 통해 텐트를 덜컥 질렀다. 텐트를 사기 위해 눈이 빠져라 검색 또 검색. 결론은 돈 많으면 좋은 거 사면 된다.ㅋㅋ 우리는 돈이 없어서 머리를 굴리고 굴려 적절한 것으로. 32만원에 타프쉘과 원터치텐트까지 득템. 하아... 

산너머산. 이거 하니 또 밥은 어떻게 해먹냐. 버너, 코펠 검색하니 돈돈돈이다. 이러고 제주도는 벌써 50만원 지르심. 제주도 가지 말고 캠핑용품이나 더 살걸 이러고 있다는. 

암튼 검색에 검색을 더한 결과, 부부와 어린아이 조합에는 리빙쉘 타입이 좋긴 하나 가격이 천차만별에 싼 건 그닥 오래 못 쓰겠다 싶어 타프쉘 중 평이 좋고 가격대가 그래도 우리 형편에 맞는 것을 찾아찾아 #레펙스 타프쉘 로 결정! 

예쁜 컬러는 아니지만 컬러는 무슨. 애들에 텐트에 뭔 짓을 할지 훤히 보이는데 무조건 어두운 색으로. 약간 갇혀야 잠을 잘 자는 나의 특성을 고려해 사방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큼지막한 아이로. 레펙스는 무엇보다 가격이 착한 편인 듯 하다. 평도 가성비 좋다로 나오고. 단 여름에 무척 덥다고 하나... 여름엔 안 갈거니까 ㅋㅋ 

돈도 안 버는데 이러고 있자니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은데, 지금 이 시간은 다시 안 온다는 생각으로. 이제 어디로 갈지 좀 정해보자. ㅋㅋㅋㅋ

바람이 제법 오롯하게 지나간다.
가을의 바람은 어느 한 시절을 겪어낸 청춘의 마음 같다. 여름의 철없음이 무르익어 오는 것처럼, 뜨거움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회한과 그리움처럼.

청춘의 어느 절기, 30대의 한 시대를 겪고
이제는 청춘이라고 부를만한 그 시대가 그리워지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
아직 내 속은 풋내나는 배추처럼 여리고 어리석다.
가는 시간의 중력을 견디는 것조차 버거운 그런 시기.
그래도 가을은 언제나 오롯이 나를 맞는다.

이 가을이 가고 다음 가을도 이전 가을도 항상 그랬을 것이다. 나만 늘 속절없다 여기며 살았을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도, 여전히. 하품을 하며 무심히 지나가버린 시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볼지도.

비록 그럴지라도,
가을은 늘 오롯하길.
뒤틀려가는 내 삶을 어느 때라도 부드럽게 타이르며
제자리를 찾도록 그렇길.

두번째 육아휴직이 8월로 끝났다. 원땡이는 잘 크고 잘 노는 편이어서 한결 여유있게 키운 것 같다. 내가 엄마지수가 상승한건지도 모르고.

이제 복직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지만, 반면 다행이기도 하다. 돌아갈 곳 없이 아이만 키우는 건 나에게 별로 이롭지는 않으니.

커가는 아들들 모습이 아쉽지만, 아쉽다고 얼마남지 않은 내 인생을 그냥 흘러보낼 수는 없고

나이 40을 앞두고 조금 더 길게 삶을 바라볼 시기가 다가오기도 했다.


이런 일, 저런 일 있지만 큰 일은 없이 살았으면 싶다. 그럴 수 있을라나 모르겠지만 ㅋㅋㅋ

벌써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 동네가 알아낸 슬기,
사람이라는 조건에서 비롯하는 슬픔과 기쁨을 고루 나누는 것.
그래 봐야 사람의 조건이 아직도 풀어 나가야 할
어려움의 크기에 대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이 이루어 놓은것에 눈을 돌리지 않고
이루어야 할 것에만 눈을 돌리면,
그 자리에서 그는 삶의 힘을 잃는다.
사람이 풀어야 할 일을 한눈에 보여 주는것--- 그것이 '죽음'이다.

- 최인훈, 광장 중에서

당신이 풀어야 할 일은 사람들이 떠들던 그 일이 아니었을 것.
걸어온 길, 앞으로 가야만 하는 길, 만들어 가고 싶던 세상, 동지들. 그 일들이 아마 절절하게 눈 앞을 채웠을 것.
이제 그 일은 사랑하는 동지들, 죽음 앞에서도 걱정하고 그리워한 그 동지들이 해낼 것.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같은 날 세상에 인사한 최인훈 선생께서
중립국으로,
평화와 현실의 환상 따위 없는 평안 넘치는
그 중립국 가는 길목에서
한마디 위로 건네주시길 바라며...

전세계인이 재밌다고 극찬해 조엔 롤링여사를 돈방석에 앉힌 그 해리포터를 

사십세 다 되어 읽는데

무진장 재미가 없는 것은 왜인가.

나는 드디어 늙었나보다아아아아!

유치원에서 어린이날 같은 반 친구들과 나눌 선물을 준비해달라고 해서 부랴부랴 준비한 나무숟가락.
나름의 의미를 담아 준비하긴 했는데
오늘 유치원에서 받아온 선물 한보따리 보니 
숟가락은 외계인이었다.

젤리, 사탕, 초콜렛, 도너츠, 소세지 각종 간식에
탱탱볼, 클레이, 연필, 사인펜, 칫솔 등등
보따리 속 숟가락은 왜 이리 생뚱맞아 보이던지.

애들한테 숟가락 주니까 좋아해? 물어보니
아니라고 ㅋㅋ 담영이도 외면한 숟가락...

그냥 적어도 담영이 선물은 비닐쓰레기가 없으니 
아이고 의미넘친다~ 하기로 ㅋㅋ
(선물마다 비닐포장이고 스티커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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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이 시작되면서 아이와의 생활도 왠만큼 적응되고 나름의 일상을 찾아갔지만 반대로 생활이 무척 빠듯해졌다. 매달 적자다. 
담영이 때는 전세 살고, 전세대출이 크지 않아서 그냥저냥 버텼는데, 지금은 집대출이 너무 커서 둘이 벌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고, 식구도 늘고 애가 크니 교육비도 만만치 않다.

어제는 신랑이랑 돈 벌 궁리를 해보자 했지만
나는 애가 어리니 어쩌질 못하고, 결국 신랑이 대리라도 뛰어볼까 이런 얘기를 했다는 ㅋㅋ

지금 생활이 여유롭고 행복하다가도
통장에 스치는 돈을 보면 불안한 건 사실이다.
그 불안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놓치지 말자 생각하면서도.

적어도 나는 휴직 중이니까 다행이다, 생각하며.
직장도 없이 이런 생활이면 얼마나 조급했을까, 생각하며.
그래 괜찮아, 안되면 집 팔아버리자 뭐 이러고 있다. ㅋㅋ

하하하... 이러지만 
소소하게 할 수 있는 일거리 알아볼까봐. ㅜ.ㅜ


신랑생일 간소하게 켠 촛불.
서른아홉이란 저렇게 횃불처럼 타오르는 나인가보다.

아홉에 걸린 시작과 끝의 무게는
지금 이 자리가 어쩐지 불안하기도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어쩐지 기대되기도 하는
수작질, 그 짓의 무게감.

그래도 횃불처럼 스스로를 태워
끝을 보든, 환하게 비추든 해야할 때.
아홉.

둘째아이를 낳고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적이 별로 없다.
많이 빠지기도 했고, 아이가 잡아당기는 통에
그냥 대충 묶고 지냈다.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다, 둘째아이가 눈에 세상을 담아온 세월만큼.
무겁지만 겨울 한 철 따뜻했다.
이제는 좀 잘라내고 싶은데
아이는 오늘도 젖 달라고 울고.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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