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직 '사람의 인정'에 마음이 휘둘리는 내 모습을 본다. 사실 삼십대 초반, 상담과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그것을 다 털어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하늘하늘거리는 커튼 뒤로 그 감정이 그림자를 드리울 때가 있다. 그래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폭식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맥주 한 캔 정도로 털어낼 줄도 안다.

내가 이만큼 해 온 것에 대한 자부심은 크지 않아도, 시간에 비례해 마음에 쌓인 자랑스러움이 있다. 모르는 것이 더 많고, 하는 일이 엉망진창 내 멋대로 인 듯 보여도 잘 해왔다고 여기며 꼰대만큼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난다. 그만큼이면 되었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 놈의 인정이 도대체 뭘까 싶은 순간도 많다. 보여주고 싶고, 해내고 싶은 그 저변에 깔린 다른이의 눈. 이만큼이면 되었다 생각하는 나보다 더 강력한 그 다른이의 눈. 그 커튼 뒤 그림자 같은 감정이 아직도 나는 밉다. 그냥 내가 하는 것 만큼만 해내며 살아도 괜찮을 삶이면 좋겠다. 다른 이의 눈 때문에 나 자신을 애써 바꾸려고 하고 내가 했던 행동들을 후회하며 폭식하는 악순환은 이제 그만.

이렇게 글로 써서 털어내자. 적어도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줄 아는 여성으로, 엄마로, 친구로, 언니로, 활동가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쓸모없는가 고민하기보다 앞서 더 잘하는 방법을 나름 내 속도로 찾아가는 그런 사람으로 살기 위해 또 글을 쓰며 이렇게 털어내보자.

그래보자.

가끔 BRT를 타고 가야할 때, 킥보드를 챙긴다.
버스 타러 가는 길이 일단 멀기도 하고
걷는 것보다 씽씽 킥보드 타는 재미가 있어서다.
처음엔 아들내미랑 같이 놀려고 샀는데
이렇게 출근길 친구도 되니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바람이 찬 탓에 비명을 지르며 달린다.

버스에서 내려 대전역 건너편 골목길을 달리면
발로 디딜 때와 다른 땅의 굴곡, 오름과 내리막길,
바람의 흐름을 느낀다.
지하상가는 킥보드가 잘 미끄러져 좋다.
사람들의 오고가는 틈을 빠져나가며
사람들 속을 걷는 것의 어색함을 피해가기도 한다.

다리는 아파도, 코가 시려도
바람과 친구되는 속도의 찰나들이
신선하고 유쾌하다.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왜 진작 해보지 못했을까? 뭐가 진짜 재밌는 거라고 생각했을까 싶다. 

그냥 생활 속에서 이런 재미들을 찾아가며 살면 되는 것을. 

이제 반 남은 인생일까? 재미난 거 해보고 살자.


​​


워밍업 출근을 시작했다. 동료들은 여전했고, 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은 약간 거리가 있어 돕는 정도의 역할이지만 크게 모르는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낯선 기분은 역시 내 쓸모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그저 하던 일을 또 엉망이지만 해나갈 수 있기에 다시 가는 걸까, 그러기엔 내 비용이 너무 크지 않나.

나는 우리 조직에서 가성비가 좋은 인간인가 생각하게 된다.

물론 직장에서 가성비를 따지자면 우리 일은 못하겠지만, 도태되고 꼰대같은 선배로 다시 들어가 잔소리를 하고 있진 않은지가 걱정이다.


얼굴이 맑게, 오래 뵌 선배를 오랫만에 다시 만났다. 별로 교류하고 살진 않지만 그래도 살갑게 아는 척은 할 수 있다. 

과거에 무슨 일을 같이 했던 듯 한데 기억은 안난다.

다만 세월이 눈처럼 쌓인 모습에도 고운 얼굴이 왠지 든든하고 눈물나고 그랬다.

나도 그런 선배가 되어, 많은 이들을 지원하고 내 쓸모를 다할 수 있을지 고민되었다.


첫번째 복직은 그저 일이 하고 싶었는데, 두번째 복직은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40이 눈 앞. 별 다른 숫자겠냐마는 그래도, 떨리는 일이다.



기적같이 당일 예약이 되어 맛본 버터모닝.
거업나게 맛있드아. 치즈타르트도!
가게 뛰어다니며 흡입하시는 두 아들놈.
하나 더 사고 싶지만 오전에 이미 판매 끝. ㅋㅋ
담에도 꼭 기적처럼 예약해서 먹어보겠으.



구례읍내 가는 길에 보인 코스모스들.
홀린 듯 이끌려 가을 코스모스와 섬진강을 돌아보고
아이들과 뛰어놀았다.
길 가다 보이는 풍경에 금방 뛰어들 수 있는 여행.
오랫만에 느껴보는 여유와 가을.
이런 여행이야말로 로망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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