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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자들/촌철살인칼럼11

"죽음의 시대…봄은 준비하는 자의 가슴에서부터" 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철거민 5명이 한번에 죽었다. 불에 타 죽었다. 불길을 피해 건물 4층에서 떨어진 이는 중태다. 철거민들의 농성을 진압하던 경찰 특공대 1명도 죽었다. 2009년 1월 20일, 우리는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학살을 목격했다. 철거민들이 옥탑 철탑 옥쇄농성에 돌입한지 겨우 25시간만이었다. 대화로 설득하려는 노력도 포기한 채 새벽 6시, 적을 상대하는 전쟁처럼 군사작전을 펼쳤다. 테러와 같은 중대한 범죄에 투입되어야 할 경찰특공대가 겨우 30여 명 남짓의 철거민들을 진압하는데 투입되었다. 그 작전을 승인한 이는 촛불에 대한 강경진압을 주도했던 현 서울경찰청장이고,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서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이다. 속전속결로 철거민들을 해산하면 끝이라고 생각했을까. 분명히.. 2009. 1. 23.
기는 만수 위에 뛰는 백수 만수보다 더 정확한 예측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네르바가 30대의 백수라고 하네요. 검찰의 발표를 믿는다면, 어느 30대 백수의 경제 예측이 한나라의 경제수장보다 더 정확했다는 얘기가 되지요. 한 마디로 기는 만수 위에 뛰는 백수가 있다는 것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어쨌든 지하 벙커에 비상상황실 차려놓고 처음 선보인 작품이 고작 '미네르바 긴급체포'라니, 전 세계에서 웃을 코미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경제 살린답시고 전쟁상황실 차려놓고 일개 네티즌에게 선전포고나 하고 있으니.... 미네르바가 구사한 용어들이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쓰기 어려운 것이라고 하나, 사실 전문가 뺨치는 아마추어가 넘치는 곳이 또한 인터넷이지요. 외려 언론에서 추측하던 그런 프로필을 가진 사람이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2009. 1. 9.
손문상씨 블로그 녹색평론에 표지로, 삽화로 이름이 많이 등장했던 손문상씨. 이번 녹색평론에 블로그 주소가 올라 찾아가보았다. 한 번 들러보시길. 사람에 대한 애잔한 마음이 느껴지는 그림과 사진이 가득. http://blog.naver.com/smoons99 2007. 7. 14.
[시대의 흐름에 서서]큰 생각, 작은 생각, 인간성 [시대의 흐름에 서서]큰 생각, 작은 생각, 인간성 김우창/고려대 명예교수 정치는 사회가 하나의 체제로 기능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어떠한 나라가 민주주의 체제인가, 사회주의인가, 또는 공산주의 체제인가를 말하는 것은 이러한 이념이 정치 전체의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도 하나의 덩어리로서의 사회를 전제로 한다. 하나의 정책으로 크고 작은 일체의 것들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 아니라면 교육, 의료 또는 사회 복지 제도는 물론 경제, 사회, 외교 등의 정책은 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체제적 발상에 위험과 착각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구소련이 보여주는 것은 이데올로기로 굳어진 체제적 사고와 정책의 실패이다. 그럼에도 사회적인 삶을 생각하는 데에는 체제적 전제는 불가피하다.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2007. 7. 5.
[시네마레터] 사실은 단하나 뿐이었다. 내가 도망쳤다. [시네마레터] 사실은 단하나 뿐이었다. 내가 도망쳤다.[이동진 닷컴 2007-03-12 19:39] (저는 ‘이동진의 시네마레터’라는 칼럼을 10년 넘게 써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상황에서, 예전에 썼던 수백편의 시네마레터들 중 독자들의 호응이 가장 컸던 글 다섯 편을 이곳에 올립니다. 새로 쓰게 될 시네마레터 칼럼은 앞으로 계속 이곳에 실릴 예정입니다.) 중세 독일의 전설에 이런 게 있지요. 독일 바덴 지방의 어느 젊은 백작이 덴마크를 여행하다가 아름다운 성의 정원에서 오라뮨데 백작 부인을 보고 한 눈에 반합니다. 그는 그 성에 머물면서, 남편을 잃고 아이들과 살아가던 오라뮨데 백작 부인과 깊은 사랑을 나눕니다.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을 때 그는 “네 개의 눈이 있는 한 당신을 바덴.. 2007. 4. 13.
레바논에서 돌아오지 않는 편지 레바논에서 돌아오지 않는 편지오수연 | 소설가 그는 콜라만 마셨고 닭튀김은 손도 안 댔다. 한국에서는 가축을 죽이기 전에 이슬람 의식을 치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떤 육류도 입에 대지 않았다. 이라크에서 만났을 때보다 더욱 경건해진 듯했다. 2003년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의 현지 파트너였던 그는 무척 어렵게 비자를 받아 우리나라에 잠시 다니러 왔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요즘 행복해. 열시간에 한시간씩만 들어오던 전기가 요즘은 일곱시간마다 들어오거든. 그 한시간도 십분마다 이삼분씩 끊기지만. 수돗물이 언제 나올지는 기약이 없지. 미국이 3년 동안 이라크에서 한 일이 이거야.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고? 살아야 하니까." 그의 친척 몇명은 팔루자에서 죽었고, 처갓집 식구 한명은 아부 그레이브 근처에서 미군.. 2006. 8. 3.
시민사회와 군대사회의 충돌, 이제 정치는 없다 시민사회와 군대사회의 충돌, 이제 정치는 없다 우석훈 시민사회(civil society)라는 표현이 우리 말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번역되는 말은 아니다. 90년대 초반에는 이 말을 ‘민간인’이라고 번역한 적이 있기도 하지만 시민운동이 자리를 잡으면서 대체적으로 시민사회라고 표현하기는 하는데, 정확하게 뉘앙스를 살리기가 쉽지는 않다. 시민사회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군대사회 혹은 군계통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어쨌든 military society를 번역한 말이다. 민간인과 군대의 충돌이라면 너무 우악스럽고, 시민권과 군부 사이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나오는 일들을 일컫는다. 시민사회와 군부의 갈등에 관한 첫 번째 사례에서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라파이에트와 최초의 파리 시장이었던.. 2006. 5. 17.
글쓰기의 어려움 - 강양구 글을 써 밥벌이를 하는 입장에서 글쓰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찌 보면 우스운 일이다. 하지만 요즘 부쩍 글쓰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매일 두세 개씩 써야 하는 기사도 부담스럽지만 내 생각을 담아내야 하는 글의 경우에는 쓰기가 더 힘들다. 내용을 채우는 것도 쉽지 않고 대개는 사정이 그러다보면 문장까지 꼬이기 십상이다. 말 하고 싶은 게 분명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근거가 풍부하면 글도 쉽게 써지는 반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모호한 데다 쓸 거리까지 빈곤하다보면 내가 봐도 참 한심한 허리멍텅한 글이 된다. 글쓰기의 어려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말하고 싶은 게 분명하다고 해서 또 채울 내용이 풍부하다고 해서 바로 훌륭한 글이 나오는 게 아니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머리에 든 게 많은 사람.. 2006. 4. 6.
이현주목사의 읽을거리 중에서 임종을 앞두고 내가 스스로 이렇게 말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좀 더 사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하는건데." "빌어먹을. 단 한번도 통장에 충분한 돈을 채워보지 못하고 인생을 마치는구나....." 아니다! 오히려 마지막 날에 내가 생각할 일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리라. 나는 얼마나 많이 사랑하며 한 평생을 살았는가 어떻게 이웃 사랑을 나누며 살았는가 누가 나를 사랑했는가 나는 누구를 소중하게 여겼는가 과연 내 인생은 다른 사람에 견주어 어떻게 특이한 것이었던가 나는 어떻게 세상을 섬기며 살았는가 어떻게 인생을 사랑으로 채우며 살아왔는가 2006.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