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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스님의 주례사

by bravoey 2011. 2. 14.
그를 사랑하면서 나는 행복한가

서현이 생일에 선물해 준 책이었는데, 어제 문득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서너시간 푹 빠져서 읽었다. 법륜스님의 강의가 그렇게 인기라는데, 왜 인줄 단번에 알았다. 직설이 그 매력이었다. 돌리는 의미나 말이 없다. 그냥 바로 말한다. 속이 시원하다. 모두 네 탓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건 네가 욕심이 많아서다. 그러니 너를 바꿔라. 상대방 바꾸려다가 네가 나자빠진다. 혼자 감탄을 연발하며, 웃어가며. 결혼에 대한 쿨한 결론은 여기에 다 있는 것 같다. 결혼이 사랑이 아닌 이해관계이며, 덕볼려고 결혼하니 성격차이도 나오는 것이다, 너부터 잘해라 까지. 머리에 찬물을 확확 끼얹는 말들 가득.
그러다 마지막에 저 위, 저 질문에 도달했다. 갑자기 모든 것이 가벼워졌다. 무겁던 머리가, 무겁던 마음이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기분이었다. 지금 내가 괴로운 것은 사랑을 못받아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않기 때문이라는 말 덕분이었다. 마음의 문을 닫고, 경계하면서 모든 것을 대하던 내 태도가 '외로움에 대한 집착'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단지 내가 사랑할 뿐이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몫이지, 내가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만 그를 좋아하고 사랑하니 내가 행복할 뿐.

그냥 하는거예요. 가볍게, 심각하지 않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보다 슬픔에 빠지고, 실패하고, 거기서 헤어나오려고 노력하는 삶이 더 자유롭고 행복하다는 말의 의미. 한걸음 물러나 괴로움에서, 욕심에서 벗어나라는 법륜스님의 이야기에 잠시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