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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과식의 종말

by bravoey 2011. 2. 27.

끊임없이 먹는 자신에 대해서 분노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먹을 때 집착스럽게 먹는 대상에만 집중했다가 깨어나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만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먹는 일에 집착'하게 되는 사람들은 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기가 통제되지 않는 느낌에 분노하고 또 먹고 후회하고 또 분노하고 먹고. 이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점차 자신에 대해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먹는 일에 집착하며 과식하게 되는 것을 맛있는 것에 숨겨진 공식, 소금-지방-설탕의 고리와 보상심리로 설명한다. 한 번 맛본 강렬한 맛있는 맛에 빠지면 또 먹고 싶게 되고, 먹지 말자 생각하면서 참다가 결국 또 먹으면 더 많이 먹게 되는 보상심리 그리고 맛의 비밀 소금-설탕-지방. 그리고 식품산업을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은 책장을 넘기는 족족 경악하게 만든다. 조건반사 과잉섭취는 인간의 통제력 상실을 보여주는, 통제력을 상실하도록 조장하는 사회의 대표적인 '병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기대되는, 결론인 '치료'에 대한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시선을 넘어 의지력을 가지고, 습관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고 조건반사 행동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습관은 주어진 상황의 위험을 깨닫는 ‘인식’, 습관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경쟁 행동’, 옛날 생각들과 경쟁하여 그것을 억누르는 생각을 만드는 ‘경쟁 생각’, 음식 단서를 인식하고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사람들의 ‘지지’ 등 네 가지 요소가 기본이 된다. 이러한 습관을 유지하는 데 근본적인 것은 음식에 대한 기존의 가치를 벗어나 새로운 태도와 관점을 갖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가진 습관과 그것에서 벗어날 방법을 몇 가지 적어보았다. 크게는 욕망에 대한 자기반성이었고, 작게는 일주일의 식단을 계획하고, 그것대로 먹는 생활, 그리고 시선을 긍정적인 활동으로 돌리는 일이었다. 욕망은 사람의 삶을 쉽게 잠식시킨다. 핵심은 그것이었다. 자기 욕망을 얼마나 컨트롤할 수 있느냐. 욕망을 부추기는 현대사회에서 얼마나 눈감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