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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刀

밤, 불꽃

by bravoey 2011. 9. 15.


누가 슬픔의 별 아래 태어났으며
누가 슬픔의 별 아래 묻혔는가.
이 바람 휘황한 高地에서 보면
태어남도 묻힘도 이미 슬픔은 아니다.

이 허약한 난간에 기대어
이 허약한 삶의 규율들에 기대어
내가 뛰어내리지 않을 수 있는
혹은 내가 뛰어내려야만 하는
이 삶의 높이란,
아니 이 삶의 깊이란.

- 최승자 시 <밤 난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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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보았는가. 불꽃이 사라진 자리에 남아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