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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농부와 산과의사

by bravoey 2013. 6. 21.

 

 

임신한 뒤에 가장 먼저 정독한 책이다. 책을 구입하는 것도 운명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책. 왜냐면 녹색평론사에서 몇 개 책들을 한꺼번에 구입했는데 그 때 무슨 생각으로 샀는지 모르지만 이 책이 있었다. 사놓고 펴보지 않은 많은 책 중 하나로 존재하다가, 임신한 내게 눈에 띈 것이다.

외과 및 산과의사인 미셸 오당이 소위 문명의 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먹을거리와 출산을 들어 말하고 있다. 임산부의 먹거리가 농약 등으로 오염되어 있는 것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출산의 과정에서 겪는 '폭력'적인 조치들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말하면서 의료개입이 없는 자연스러운 출산과 먹거리는 먹는 사람 뿐 아니라 그 후손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중요한 문제임을 조리있게 이야기한다.

임신을 하고 산부인과에 가긴 했는데, 내가 어떻게 출산을 하게 되고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의사말에 의존하고 끄덕거릴 수 밖에 없던 몇 번의 일이 떠올랐다. 아이의 건강은 물론이고, 나의 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어떻게 출산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 스스로에게 없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끌려가는 출산을 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임신육아대백과는 던져버리고 병원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보았다. 회음부 절개부터 산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가득한 글들을 보면서 이거 준비없이 그냥 멍청하게 시간보내기만 했다간 큰 일 났겠구나 싶기도 했다. 잘 준비해야겠다. 최선의 출산을. 중요한 것은 육아용품이 아니라 아이가 태어날 환경,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분명하다. 임산부도 공부를 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