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by bravoey 2006. 12. 3.
뻔하고 뻔한 요즘 멜로를 보면서 사랑을 생각하기에는 참 나이가 들어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영화가 참 와 닿았다. 한석규와 김지수의 연기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좋았고, 작은 약국과 동대문 시장은 영화로 몰입하기에 딱 알맞았다.
현실이라는 무게 때문에 누군가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의지하는 것이 익숙해져 버린 사람들에게 사랑을 시작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랑을 시작해도 쉬이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용기를 내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생기는 오해가 결국 사랑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래도 산 위에서 형과 찍은 사진을 통해, 수유초등학교의 즐거운 나의 집을 통해 조금씩 용기를 내기 시작하는 결말은 정말 행복했다.
삶의 멜로는, 멋진 배우들의 비현실적인 공간에서의 사랑이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에서 현실의 조건에 얽매인 사람들의 사랑이 바로 삶의 멜로가 아닐까 싶다.
나도 어서 용기를 내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