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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고요한 밤

by bravoey 2006. 12. 3.
눈이 내렸다. 까만 하늘이 참 고요했다.
언제나 자연은 자기의 순서를 배반하지 않는다. 다만 때를 달리할 뿐, 순서대로 세상에서
고요히 움직인다.
그 사실이 눈물나게 고맙다.
아무 것도 믿을 수 없고, 바쁘게 돌아갈 뿐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세상에서
자연이나마 그 자리를 지켜준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런 모든 것을 지으신 하나님은 얼마나 고마운 분인지.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언젠가 내 자리를 알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한 나의 순서를 지켜나갈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 삶이 아닐까.
욕심부리지 말고, 너무 민감하지도 말고
순서대로, 내 분량대로 살아가야 하는데
이 년은 참 생각이 많고 욕심도 많아, 제 분량에 넘치는 것만 꿈꾸고 있으니.

고요하지만 또 마음 한 구석 허전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