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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목소리

by bravoey 2007. 4. 20.
목소리에는 의미가 담긴다.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목소리에도 많은 감정이 담길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 감정을 가만히 읽어볼 수 있는 귀가 열린 건, 역시 주변의 여러 일 때문이다.

전화를 걸고, 받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무척 차분하고 고즈넉하다.
목소리에 저녁노을이 깔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저녁노을은 하루의 정리, 마무리가 담겨 있다. 회상과 열망도 담겨있다.
아빠의 목소리가 꼭 그렇다.
무언가를 정리하는 듯, 욕심도 절망도 없이 고요하다. 하지만 그 뒤에 어떤 열심 혹은 열망이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나는 요즘 그 목소리가 섬뜩할 정도로 두렵고 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