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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남한산성

by bravoey 2007. 4. 29.
제목을 보고 몹시 남성적인 전투장면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루는 소설이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다. 그렇다고 해도 김훈 소설이니까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서도.
소설은 전투가 주가 아니라 인조와 그 신하들이 남한산성에 갇혀(?)있으면서 있었던 갈등과 아픔등을 세밀하고 느리게 그려냈다. 사실은 읽다가 자꾸 지루해져서 정신을 놓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하지만 김훈 소설의 맛은 이 아저씨가 풀어놓는 문장과 세밀하게 가슴을 찌르는 의미에 있다. 정말 저 사람들이 어떻게 될려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임금과 신하들의 갈등이 이해가 될 정도 말이다.
인조는 처음부터 청에게 고개를 숙였던 것이 옳았을까, 끝까지 조선왕실의 고개를 꼿꼿이 세웠던 것이 옳았을까?
처음엔 당연히 백성들을 위해 니 고개를 꺾어야지 생각했지만, 왕이라는 자리에서 그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과정이야 어쨌든 그는 왕이었고, 왕의 지위는 곧 국가였다. 내가 왕이었다면, 나는 아마 자존심이 세서 절대로 고개 안 꺾고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결국 그는 칸에게 아홉번 절하는 치욕적인 예를 갖추고 말았지만, 그것도 그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무릇 지킬만한 것을 지킬일, 선택은 스스로가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택하는 것이다.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을지.
아마 가장 나은 선택은 자신의 신념대로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