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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말을 멈추고

by bravoey 2007. 6. 21.
답답한 마음이 목까지 차올랐는지, 새벽에 번쩍 눈을 떴다.
어두운 내 방에 바깥 가로등 불빛이 가득 차 있었다.
부채질을 하면서 한숨 푹 쉬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길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고 싶었다. 당신은 당신의 젊은 이 시기가 혹시 불안하지 않냐고.
나 혼자만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가끔 몰려드는 이 막연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쩌다 이런 마음을 내어놓으면 듣는 대답은 나도 그렇다 내지는 당신이 기도하지 않거나 생활이 불안해서라고 한다. 틀린 대답은 아니지만 썩 시원한 대답은 아니다.

"나는 불안해서 미칠 지경이다.
나는 너무 게으르고 추진력이 없다. 대충대충하고 말아버린다.
책임과 의무를 방기할 때가 많다. 쉽게 남의 탓을 한다.
핑계가 많고 공부하지 않고 계획적이지 못하다."

이런 자책들을 매번 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는 스물 여덟 살아가면서 공통적으로 느껴온 나의 단점들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 고민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 고민을 하고 살 것인지도 고민하고 있다.

어쩌면 나는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말로 다 풀어버리고 때워버리려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이런 점을 하소연하고, 내 탓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비겁한 내 변명.

지금은 말을 멈추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인 것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전에 다른 누구의 도움보다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도.

말을 멈추고 행동할 때, 분명히 진보할 수 있을거다.
하나님 앞에서, 내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