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실/환경

황당 지구특공대 회의 : 대체에너지

by bravoey 2007. 11. 16.



어두운 방이었다. 시멘트가 그대로 드러난 벽, 창호지가 발린 작은 창문, 허리를 굽혀야 겨우 지나다닐만한 철문, 그리고 조그마한 원탁 하나. 방을 밝히는 조명은 원탁 한가운데 세워진 작은 촛불 하나뿐이었다. 촛불이 가늘게 일렁이며 원탁 주변을 둘러싼 이들의 그림자를 벽에 드리웠다. 유령처럼 너울대는 그림자는 총 네 개였다.

“우리가 이렇게 모인 이유는 다들 잘 알고 계시리라 믿소.”
그림자1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지막한 중저음이 어울리는 풍만한 체구의 남자였다. 다른 림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자1은 만족하는 듯 웃으며 원탁을 세 번 두드렸다.

“지금부터 ‘대체에너지를 찾으라’는 주제로 제42회 지구특공대 회의를 시작하겠소. 이번 의장은 미천하지만 이 몸, ‘대’가 맡겠소. ‘공’은 불의의 사고로 참석하지 못 했으니 여러분의 너른 양해 바라오. 그럼, 지구를 구하기 위한 지구특공대 여러분의 고언을 들려주시기 바라오.”

묵직한 저음이 사라지자마자 가느다란 그림자 하나가 손을 들었다. ‘대’가 원탁을 한 번 두드리자 그게 신호인 듯 그림자2가 말을 쏟아냈다. 높고 빠른 목소리였다.

“‘공’이 무슨 사고를 당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