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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환경

"2008년, '가지 않은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by bravoey 2008. 1. 4.
 "2008년, '가지 않은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프레시앙'이 되며] 사랑과 우정이 밝히는 빛
 


  <프레시안>이 창간하던 2001년 9월, 저는 포클레인이 바위를 깎고 나무가 쓰러지는 현장 근처에 앉아 우는 일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까지 들고 다니는 전화가 있다는 것도, 컴퓨터라는 물건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수행은 죽 떠먹은 자리처럼 진전이 없었지만 세상은 저와 무관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눈물을 닦고 처음 구입한 물건은 지도와 나침반이었습니다. 발품으로 산을 측량하며 수없이 천성산을 오르내렸습니다. 제 딴에는 오차 범위를 생각하고 한 자리를 3번 이상 측량했습니다. 경부고속철도는 18개의 크고 작은 늪 주변과 6개의 계곡 아래를 직선으로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관통로 주변에는 도롱뇽을 포함한 30여 종의 법적 보호 동ㆍ식물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놓고 한 생태학 박사는 "1년 동안 천성산을 다녔지만 도롱뇽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도롱뇽밖에 보지 못하는 스님"으로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