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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st/아름다운 지구인

냉코빼기 - 마지막

by bravoey 2009. 7. 18.
냉장고 코드를 뺀지 어언 세달째.
4월과 5월, 6월 전기세 최저 4100원대를 달리며, 쉬어가는 반찬을 안타깝게 쳐다보고 더운 물을 마셨지만
냉장고가 얼마나 많은 전기를 잡수시며, 내가 얼마나 냉장고에 익숙했는지를 처절하게 깨닫는 시간이었다.

6월 19일부터 7월 5일까지 터키를 다녀오고
터키에서 사온 선물들을 보관하기 위해
터키항공 기내식 먹던 힘을 모아 곰팡이 슨 냉장고를 닦아내고 코드를 꽂았다.
로쿰과 치즈, 헬바, 무화과 등을 안전하게 모셨다.
7월 5일이다.

다음 날,
한전에서 전화가 왔다.
박은영 고객님 전기세가 심하게 안 나와서 가전제품이 뭐가 있는지 묻는 것이라.
세탁기랑 노트북이 있다고 말하니, 언니가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그것밖에 없냐고 한다.
냉장고는 없으세요?
아, 냉장고를 두 달동안 안 써서요...
언니가 잠시 주춤하더니 어쨌든 알았다며 끊으셨다.
오~ 전기세가 적게 나와도 한전에서 체크하시는구나.

어쨌든 지금은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에 잠을 설치지만 시원한 물을 마시며
즐겁게 냉장고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겨울에도 나는 다시 도전한다.
여름보다 나을테지.
그 때까지 냉장고여, 열심히 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