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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st/아름다운 지구인

쌍용차 지부장 담화문

by bravoey 2009. 8. 7.
<담화문>

쌍용자동차 지부는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하기에 결단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자르는 ‘죽음의 행렬’을 끝내 막지는 못했습니다!



1. 오늘(6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는 “점거 파업농성 77일차, 굴뚝 고공농성 86일차, 공권력 전면투입 18일차”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화약고라고 불리는 도장공장의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마지막 노사교섭을 제안하였습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벼랑 끝에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의 희생을 줄이고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결단 하였습니다. 그리고 노사 간에 최종합의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자르는 정리해고, ‘죽음의 행렬’을 끝내 막지 못했습니다. 이점 전국의 동지들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 쌍용자동차 지부는 그동안 쌍용자동차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쌍용자동차 자본은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상실하고 탄압과 폭력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특히 농성 중인 조합원들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였습니다.

물과 부식, 가스와 전기가 끊긴 상태에서 매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처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17일 동안 주먹밥으로 연명하던 노동자들은 전기가 끊긴 도장공장의 암흑 속에서 촛불을 켜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인도적 차원의 의료진 출입마저도 거부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국민인지 몇 번을 의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공권력의 광기와 폭력에 치를 떨었습니다.


3. 특히 어제는 경찰특공대를 포함한 공권력 등의 침탈로 150여명의 농성 조합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3명의 조합원이 추락하였고, 그 중의 한 명은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회사의 용역과 구사대는 평택공장 밖에 있는 시민들까지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습니다. ‘무법천지’가 따로 없었습니다. 테이저 건과 고무총을 소지한 경찰특공대는 용산참사 때처럼 컨테이너 3대를 상공에 올려 진압을 하였습니다.

이미 상식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노동자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투쟁은 불법폭력으로 매도되고, 정부와 자본에 의해 자행된 폭력은 합법으로 위장되고 있었습니다. 분노를 넘어 절망과 자괴감마저 들었습니다. 노동자의 정당한 투쟁을 왜곡하고, 확대해석하여 불법과 탈법의 ‘딱지’를 덧붙이고 있었습니다. 마녀사냥도 이런 마녀사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