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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덕시티

by bravoey 2010. 6. 22.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 덕 시티에서 체지방은 공공의 적이다. 대대적으로 체지방과의 전쟁이 선포된 후, 사람들은 매일 아침 체지방량을 측정당하고 감시받는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통령과 손잡은 대기업이 기름 범벅 음식들을 멀쩡하게 판매하고 있다.
디스토피아를 무척 담담한 문체로 그려낸 이 작품은 그저 담담하게 읽어나갈 수 없게 만드는 데가 있다. 육체와 식욕의 연결, 거대기업과 그 속에서 희생당하는 개인, 국가의 존재 등은 지금 내가 사는 시기에는 충격적이랄 것도 없이 그대로 보여지는 현실이었다. 이 사회는 '당신은 왜 뚱뚱한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진다. 연애인을 통해, 각종 다이어트 선전과 성형, 사회적 관념까지 동원한다. 결국 개인의 문제로 치부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개인의 문제일까? 뚱뚱한 이들을, 특히 여자를 불행하게 만드는 사회는 아무 잘못이 없을까?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미워하게 되었을까?
내가 내 몸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이어트도 할 수 없다. 내 몸을 정말 사랑한다면 다이어트는 고통스럽고 외로운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다이어트는 필요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기를 사랑할 줄 모른채, 자기를 미워하는 법부터 배우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불행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지난 해,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선생님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은영씨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위해 살라."는 것이었다. 나 또한 만만치 않은 체격 덕분에 스스로 열등감이 많았고, 그 스트레스로 늘어지게 살이 찌기도 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체격을 유지하고 계신다.^^ 예쁜 옷도 못 입고, 구두도 못 신을 때가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를 미워할 이유는 없다. 세상이 '너를 미워해야 한다'고 요구한다해도 나는 나를 사랑해야 한다. 그것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