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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10월 7일 본격출근!

by bravoey 2014. 12. 4.

육아휴직 중이지만 몸풀기로 본격 출근했던 어제. 아침에 반시체 상태로 일어나 담영이 고모에게 데려다주고 출근. 안녕하며 문을 나서니 고모 품에서 울기 시작한 담영이. 마음이 무겁다.

일을 1년이나 쉬었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해 30분이면 할 일을 1시간을 넘게 하고, 일이 낯설고 감이 잡히지 않아 하루가 그냥 가버린 것 같았다. 얼른 감 잡아야 하는데, 할 일도 많고 중요한 후원행사도 있는데 하면서 맘은 조급하다. 그 와중에 고모랑 놀고 있을 담영이도 맘에 걸리고. 저녁엔 중요한 회의가 있어 되도록 참여하려고 애를 데리고 갔지만 민폐만 끼쳤다. 회의내용은 하나도 못 듣고, 애 밥 먹이고 기저귀 갈고 쫓아다니니 회의 끝. 애 데리고 회의참석 하겠다 생각한 내가 바보였음. 괜히 아빠고생, 담영이 고생, 회의에 온 분들께 민폐만. ㅜ.ㅡ 집에 와서 애랑 아빠랑 셋이 침대에서 동시에 넉다운. 아이고~

일을 하다보면 어쨌든 하던 일이니 무엇을 하고 어느 때 이걸 해야 하는지 머리속에서 그림은 그려진다. 그렇지만 이제는 머리에 그려지는대로 하기가 어렵다. 일에 대한 책임만큼 아이에 대한 책임 있기 때문이다.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나는 만큼, 아이를 보면 내가 못 돌보는 만큼 더 잘 해야 한다는 욕심도 생긴다. 하지만 그 욕심은 다 채울 수가 없다. 내 시간도 체력도 그만큼 되질 않는다.

내려놓기를 해야 되는 것 같다. 
욕심이야 어쨌든 둘 다 잘 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니 마음 조급하게 동동거리지 말고 현실에 맞게 내려놓기를 해야할 것 같다. 일을 '잘' 해야지, 아이를 '잘' 돌봐야지 보다는 일을 하며 아이를 돌보는 현실에 충실하게 하루하루 생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깨알같이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래도 
애 엄마라고 배려해주는 사무처 식구들 모두 고맙고, 
애 엄마 다시 일하게 해주신 녹색 대표님들, 회원님들 고맙고, 
울 신랑이랑 형님과 고모부, 시댁친정 가족들 모두 감사.
나와 담영이를 함께 키워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수상소감이냐?)

해보자,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