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작별

by bravoey 2008. 4. 5.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윤감독의 영화는 숨김이 없이 버젓하다. 어느 날 그 길에서를 봤을 때 사람 목을 지그시 눌러 숨통을 조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호흡이 바로 황윤 감독의 호흡인 것 같다. 작별은 동물원에서 태어난 호랑이 크레인과 동물원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시선'이 주요내용이다. 동물원에서 살 수 있도록 호랑이 크레인을 길들이는 모습과 동물원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시선이 교차하면서, 지랄맞은 인생하며 한숨이 나온다.
지구의 모든 것이 멸종하고 오직 인간만이 남았을 때, 인간은 외로움으로 죽게 될 것이라는 영화 속 말이 머리에 깊이 남는다.
정작 불행한 것은 그들이 아닌 바로 사람, 우리라는 것을 우리는 언제나 깊이 깨달을 수 있을까? 동물보호라는 간단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철창에 길들여지기 위해 목에 줄을 달고 박스 안에 갇혀 훈련받는 크레인의 모습이 동물원의 동물의 이야기인가? 그렇지 않다. 이 사회에 길들여지기 위해 어릴 때부터 우리는 크레인과 같은 삶을 살았다. 야생의 초원을 꿈꾸지만 몸은 동물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의 삶 아닐까? 막상 야생의 초원으로 나가면 두려워하는 어리석은, 그런 삶.
꿈꾸되, 꿈을 믿지 않는다. 꿈을 믿지 않게 만드는 세상에 길들여지기 때문이다.
필요한 건, 용기와 믿음이다. 그것없이는 우리는 스스로를 도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