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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by bravoey 2008.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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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코의 삶이 혐오스럽다는 말은 틀리다. 마츠코를 혐오스럽게 만든 것은 세상이었다. 순수했을 뿐인 그녀를 도둑으로 만들고, 그로인해 순수한 그녀가 나름대로 찾을 수 있었던 행복 - 우리에겐 불행으로 보이는 - 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은 결국 그녀 주변의 사람들, 세상의 상황이었다. 다시 살아보기 위해 친구의 미용실 명함을 쥐어든 그녀는 결국 아이들에게 맞아 죽는다. 정말이지 보는 이의 기분을 밑바닥까지 팽겨쳐버린다.
 마츠코가 끝끝내 버려져도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한 것은 "혼자 외롭느니 차라리 맞는 게 낫다"는 이유였다. 사람은 사실 그렇다. 사랑할 상대를 여러가지로 재보고 선택했다고 하지만, 사실 외로웠기 때문에 선택했다는 것이 맞다. 외로운 시절에 누군가가 있었기에 그를 사랑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그녀는 끝까지 순수했고, 끝까지 사랑했다. 이 사실은 영화 전체에 깔려있는 전제와도 같다. 때려도, 죽이려고 해도 사랑했다. 외로움의 이유를 떠나서라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정말 그녀가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사랑, 요즘은 어떤가.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은 참 많이 듣지만 사실 사람들은 죽을만큼 사랑하지는 않는다. 죽을만큼이라는 표현은 자기 마음을 빗댄 말이다. 자기가 다치거나 불리하고 지속적인 모욕을 받아도 당신을 사랑해? 글쎄다.
마츠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 과연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지, 여자의 삶이란 무엇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