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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거미여인의키스

by bravoey 2008. 12. 3.

감옥에 갇힌 두 죄수의 대화형식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한 사람이 들려주는 표범여인에 관한 영화이야기로 시작한다. 고속버스 안에서 그 영화이야기를 읽는데, 밤이어서 그랬나 조금 섬짓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뒤로는 내 방에서 읽는데, 표지도 무서웠는데 내용도 무서워 책을 한 번 던져버리기도 했다. 읽다가보면 이것들이 남자는 분명한데 이름은 여자니까 감정이입도 안되고, 누가 누구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기도 해서.... 결국은 읽기 힘들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주석에는 동성애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설명(?)이 꽤 길게 들어가 있었는데, 나중에는 다 무시하고 넘어갔다.
결국에는 몰리나가 처음부터 정치범인 발렌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사랑하게 된다는 설정은, 내게는 억지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대사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대사들과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들 때문에 꿈자리도 뒤숭숭했고, 뭔가 재미는 있는 것 같은데 읽고 나면 허무한.

아이고, 지금 내가 쓴 글 같네.
읽고 나니 허무했다, 고 한 줄로 쓰면 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