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선옥1 꽃 같은 시절 재개발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젊은 부부 영희와 철수, 불법쇄석공장이 들어선 순양군 진평리 마을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누구보다도 나에게는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아마 그래서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술술 읽어갔던 것일까. 봉산면 골프장 투쟁 때 만났던 어르신들 생각이 부쩍 많이 났다.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시고 홍성군청까지 쉬다걷다를 반복하며 웃고 먹고 소리치시던 모습이 이 소설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가 헐 말'을 하셔야 한다고 외치는! 그 모습을 아직도 강원도에서 또 내가 사는 충남도에서 아직도 보고 있다. 아마 내가 열심히 일을 하지 않은 탓인가보다. 골프장이든, 석산이든, 레미콘 공장이든, 있는 자들은 '자본'의 재생산을 위해 삶의 터전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고 살아온 주민들의 우애 마저 .. 2011. 7.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