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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刀191

사랑하리, 사랑하라 - 김남조 아니라 하는가 사랑이란 말, 비련이란 말에조차 황홀히 전율이는 이 시대엔 어림없다 하는가 벌겋게 살결 다친 상처 무릎쓰고 가슴 한복판을 달리게 하는 절대의 사랑하나 오히려 덧없다 이르는가 아니야 아닐것이야 천부의 사람 마음 그 더욱 사람 사랑 새벽숲의 청아한 그 정기를 누구라 막을 것인가 사랑하리, 사랑하라 그대의 순정과 그대 사랑하는 이의 순정으로 그 더욱 사랑하고, 사랑하라 2006. 12. 7.
겨울바다 겨울바다에 가보았지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바다에 섰었네 - 김남조 시, 겨울바다 중에서 2006. 12. 7.
생각 생각은 깊을수록 조용하다 2006. 12. 4.
가을 가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 2006. 11. 28.
밥 먹는 자식에게 밥 먹는 자식에게 - 이현주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봄에서 여름 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 날을 비바람 땡볕으로 익어 온 쌀인데그렇게 허겁지겁 먹어버리면 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사람이 고마운 줄을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 거여주님을 모시듯 밥을 먹어라 햇빛과 물과 바람 농부까지 그 많은 생명 신령하게 깃들어 있는 밥인데그렇게 남기고 버려버리면 생명이신 주님을 버리는 것이니라사람이 소중히 밥을 대하면 그게 예수 잘 믿는 거여. 2006. 11. 22.
파시즘의 요체 파시즘의 요체는 억압이 아니라 대열이다. 억압은 저항하는 극소수에게만 필요할 뿐, 나머지는 대열이면 족하다. 늘 대열을 이루고,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습성만 길러놓으면 수천만명도 줄에 달린 인형처럼 쉽게 조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열의 습성은 파시즘이 세상의 전면에서 물러난 후에도 오래도록 남는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정치든 사회든 문화든 혹은 연예든 건강이든 여전히 한 시기에 한 가지 화제와 취향과 기호로 통합되곤 한다. - 김규항 나는 어느 대열에서 이탈의 꿈을 꾸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2006. 11. 22.
자기관찰 자기 관찰 지금부터라도 나는 내 생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되어 가는 대로 놓아 두지 않고 적절한 순간, 내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 양귀자의《모순》중에서 - 2006. 11. 2.
말로는 돌멩이 하나 움직일 수 없다 최열과 장원은 여러 점에서 스타일이 다르지만 눈에 띄게 닮은 점이 있다. “빨리 행동하지 않으면 그만큼 환경이 나빠진다”는 원칙에 철저하다는 것이다. 환경운동권에는 두 사람이 후배 활동가들에게 자주 한 말이 어록처럼 전한다. “말로는 돌멩이 하나 움직일 수 없다!” (최열) “일단 가자! 생각은 뛰어가면서 한다!” (장원) 2006. 11. 1.
천국이란 ‘신의 삶에 끝없이 동참하는 것’ 성공회에서는 천국을 이렇게 정의한다고 한다. 이처럼 기막힌 표현도 없다. 우리의 인식과 이해의 수준에서 생각하는 천국이란, 참 물질적이고 유치하기도 하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영역안에 끊임없이 동참하는 용기와 담대함이다. 바보머저리같은 행동을 하고, 실수투성인 나여도 그의 나라에 끊임없이 동참하려는 용기와 담대함으로 하나님의 나라 안에 살아갈 수 있다. 2006.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