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記373

두통 요즘따라 두통이 잦다. 왼쪽 눈을 짓누르는 것 같이 머리가 무겁기도 하다. 하루이틀 있던 일은 아닌데, 가끔 겁이 난다. 이러다 쓰러지면 다신 못 일어날 것 같아, 하면서. 노인네 다되었다, 쳇. 외할아버지의 소식이 어둡다. 아직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어보지 않은지라 긴장이 된다. 자꾸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막걸리 마시던 생각이 난다. 사랑 받아놓고 무심했던 손녀딸이 생각은 나실까 싶다. 창 밖 바람이 가슴으로 치밀어 오는 것 같다. 2007. 12. 11.
그냥 지랄맞네, 기분. 언제까지 이럴라나. 괜히 봤네, 아일랜드. 말투만 이상해졌네. 2007. 12. 3.
경계 집착의 경계에 다다라 본 적이 있다. 질기고 아픈데다가 후회도 되지만, 경계에 다다라 느끼는 것은 남은 것이 없다는 후련함이었다. 이제 더 이상 내가 할 수 없겠구나 싶으니 느껴지는 그 후련함. 그것이 결국 집착의 경계에서 만나게 되는 선물이었다. 다시 그 경계로 가고 싶을 만큼 마음의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힘들었지만 그 때만큼은 정말 온 몸이 절절할 정도의 감정덩어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작은 감정들이 몽울몽울거리다 사라진다. 아무래도 심장보다 머리가 더 커진 모양이다. 그런 것 같다. 2007. 11. 11.
11월 9일 나는 평소처럼 야근을 했고, 하루종일 뭔가 바쁘게 뛰어다녔다. 쉬고 싶다는 생각과 나는 왜 항상 일을 제대로 마무리짓지 못할까하는 생각에 한숨을 쉬었다. 내일이 쉬는 날이지만 벌써부터 월요일의 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평소와 같은 같은 날인데 단지 생일이라는 이유로 해 저문 저녁이 그렇게 아쉬울수가 없다. 아무 기대도 없었는데, 단지 생일이기 때문에 하루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이상하게도. 그래도 마지막에 어설픈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스물 여덟해, 많이 아프지 않고 잘 달려가고 있어줘서. 그리고 지금까지 나와 함께 하셨고, 지금도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우, 이러니까 뭔가 대단한 날 같은데.ㅋㅋ 2007. 11. 10.
머리아픔 뜬금없이 단체 홈페이지 게시글이 엄청나게 많이 지워져있다. 이 새벽이 발견하여, 머리가 댕댕 울린다. 뭘 올렸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백업파일은 있을까 고민이다. 지길할. 내일부터 대단한 전투가 시작될 것 같다. 아~ 2007. 11. 9.
사고싶은책 무례한 기독교 그 길을 걸으라 이타적유전자 진실을 외쳐라 체게바라평전 유혹하는글쓰기 우리들의 하느님 한미FTA핸드북 잔치가끝나면무엇을먹고살까 녹색평론1년구독권(36000원) 2007. 11. 4.
the name of 가족 1. 아부지가 말했다. "사람들 속에서 웃고 떠들다 보면 괜찮은데 집에 와서 혼자 이래 앉아있으면 속이 허전한 게, 인생이 텅 빈 것 같다." 나는 대답했다. "나도 그래, 아빠. 미친듯이 일하다 집에 와서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으면 마음이 텅 빈 것 같아. 뭘 위해 그렇게 일하다 왔는지 싶기도 하고." 2. 할머니가 말했다. "네가 추석 때, 할머니가 아빠 때문에 고생하는 거 알라고 하니까 할머니만 고생하냐고 나도 고생한다고 했었잖어. 나도 너 고생하는 거 알지, 아는데 할머니가 나이도 있고 너도 나이가 있으니께 니가 이해해 줄 줄 알고 그런겨. 그래서 난 니가 나한테 서운한 게 있어서 그러나보다 했지. 다 알어, 너 힘든 것도 아는디 할머니라 그러는겨." 3. 우리 가족은 다 흩어져 있다. 나는 대전.. 2007. 10. 22.
사람 속을 헤엄치기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길에는 늘 사람들이 쏟아져있고, 서로 다르면서도 같기도 하다. 버스 맨 뒷자리에서 사람들이 올라타는 것을 보고, 혼자 서있거나 옆에 앉거나 둘셋 서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사람들이 다르게 생겼는데 비슷도 하다고 느껴진다. 그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일까? 죽도록 덜렁대고, 대충 넘어가고 그런 모습일까, 아니면 그래도 좀 진지한 녀석이라고 생각할까. 내일도 사람 속을 헤엄치면서 어떻게 살아갈까! 시간이 참 빠르다. 2007. 10. 16.
falling slowly 언젠지 모르게 서늘해지더니 이제 가을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깊어졌다. 가을은 그렇다, 천천히 다가와서 조용히 물러가는 사려깊은 계절이다. 갑자기 추워지지 않게, 서서히 겨울을 준비하도록 만드는. 사랑도 그렇겠지. 지금 이 계절처럼 언젠지 모르게 다가와서 점점 깊어지는 사려깊은 마음. - 그림 : 이철수의 집 '그림엽서' 중 - 노래 : 영화 ONCE ost, FALLING SLOWLY 2007.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