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記373

피곤한 밤수 요즘들어 부쩍 텀이 짧아진 담영이 밤수. 4월 14일부터 밤수 끊겠다고 애 한테 얘기하며 열심히 주고는 있는데, 어제는 아주 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오늘은 완전 다운. 밥을 먹어도 기운이 없고, 허리만 아프고. 으와, 피곤해. 2014. 4. 3.
나로 돌아오는 시간 밝은 날이 어두워지고 아이가 잠들면 비로소 나로 돌아오는 것 같다. 아이가 잠들기 전, 나는 내가 아닌 듯 하다. 어둠과 함께 걱정이 밀려든다. 오늘도 이렇게 갔구나, 오늘도 이렇게 가버렸구나. 달력을 펴들고 뭐라도 더 할만한 일이 없을까, 내일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특별히 다른 일은 없다. 일은 만들어야 생긴다. 전에는 일이 만들어져 있어서 열심히 했었는데. 전에는 그렇게 아무일도, 아무것도 없던 시간이 그리웠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허무하고 바삐가는 것만 같을까. 뭔가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그림자처럼 하루종일 따라다닌다. 육아도 일이라고 많은 이들이 말하지만 아이는 그저 크는 것만 같다. 정말 여행이라도 가야할까. 다이어리를 펴고 어디 무슨 일이 없을까 찾아본다. 글을 쓰고, 여행을 다니.. 2014. 3. 26.
일하는 엄마 인기 최고의 드라마 별그대가 하던 어제 저녁, 다른 채널에서는 이라는 다큐가 했던 모양이다. 뒤늦게 알고 오늘 들어가 프로그램을 보니 세살까지 엄마가 키워야 애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아이의 미래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다. 아이 가진 엄마들이면 누구나 다 들어본 말일거다. 세살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해. 처음 휴직하고 만난 한 지인은 1년 있다 복직하려 한다는 내 말을 듣고, 환경운동 하는 사람이 애 세살까지 키우고 와야한다며 내게 말했었다. 사실 일하는 엄마일 나에게 가장 무서운 말도 이 말이다. 세 살까지는 키워야 한다는 말. 아마 아이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러 가야하는 엄마들에게 모두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이다. 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자주 가던 엄마들 카페에 들어가보니 이 프로그램을 보고 .. 2014. 2. 28.
할머니 계신 요양원에 젊은 남자가 하나 보였다. 워낙 노인 밖에 없어서 요양사인가 했는데 뇌출혈 이후 치매가 와서 얼마전에 들어왔단다. 딱 내 나이되어 보였다. 할머니가 곶감을 하나 건네주자 받아 먹고는 소리를 빽 질렀다. 엄마, 하고 소리쳤다.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질러 담영이가 놀라 울었고, 나도 놀랐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 그 사람의 아내가 있다면 혹 그랬을까. 왜 그러냐고 묻지도 못하고, 무작정 왜 소리는 지르냐고 화낼 수도 없는, 그런 당황스러움을 혹 느꼈을지 모르겠다. 저런 사람도 있는데 난 다행이다 생각하는 건 싫었다. 한 사람의 삶을 현재 상태만 보고 판단해버려서는 안된다. 그의 젊음이 너무 안타깝지만, 그런 상황이 될거라고는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그건 그냥 그렇게 된 것일 .. 2014. 2. 24.
내 발의 등 결혼하면서 맞이한 새해, 우리 부부는 공동목표와 개인목표를 정하고 서로 할 수 있도록 해보자 으쌰으쌰하며 결혼 후 새해를 맞이했었다. 이제 두번째 새해를 맞아 계획을 세워보자고 남편과 마루에 달력을 펴놓고 이런저런 이야기했다. 뭐 하고 싶은 일 없냐고 묻는데, 왠지 남편 얼굴이 어두워보였다. 담영이랑 뭘 해보자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담영이와 무엇을 하는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차였다. 순간 내뱉은 말, "힘들구나?" "응, 힘들어." 정말 힘든 표정을 말하는데, 뭔가 머리를 쿵 치고 지나간 기분이었다. 그래, 그 순간 그래, 우리 힘들구나. 나도 힘들고 남편도 힘들구나, 모르진 않았지만 늘 지나치던 그 사실이 머리에 눈 녹듯 스며들었다. 둘 다 알고 있었지만 말 꺼내기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출산을.. 2014. 1. 2.
새벽 밤수 100일이 넘으니 새벽에 잠이 깨버리는 날이 많아졌다. 지난 주만해도 4시쯤 깨서 5시쯤 뒤척이다 잠들었는데 이번 주는 새벽 3시에 깨서 6시에도 눈이 말똥말똥하다. 이러니 오전시간은 잠자다 보내버린다. 그 시간이 제일 아깝다. 그렇게 일어나 담영이 보고 뭐하다보면 어느새 날이 저물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이 익숙해지니 나 자신도 변해가는 듯하다. 밖에 나가기가 어렵다 못해 무섭고, 요즘 들리는 여러 가지 소식을 접하면 세상이 무섭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던 예전의 마음이 자꾸 아이를 방패 삼아 튕겨나가고 있는 같다. 답답하다. 나의 문제인데 아이를 핑계 삼는 것조차도 그렇다. 문제는 나 자신이다. 누가 변화시켜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 어떻게 변.. 2013. 12. 31.
다이어리 매년 쓰는 이철수 다이어리. 올해도 선물받았다. 고지현의 생일선물. 매년 이 다이어리에 수많은 일정들이 적혔었고, 해낸 것도 있고 못 해낸 것도 있었다. 올해는 9월 이후로 다이어리는 텅 비어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 외엔 내게 주어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이 아닌 다이어리는 어떻게 쓰는지 모르고 여태 지내왔다. 어떤 이는 다이어리에 정말 일기를 쓰기도 하겠지. 2014년에는 다이어리에 무엇을 적을지 고민하게 된다. 업무는 아닐테고, 무엇을 기록하게 될까? 2013. 11. 29.
내 삶의 한 밑거름이 된 자연출산 태명 : 만세 출산일 : 2013.9.13 출산한 곳 : 메디*** 우아하게 자연출산을 하겠다던 상상과는 달리 짐승처럼 울부짖다 아기를 낳아버린 지금, 우아한 출산을 하려면 정말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저는 약 50일 전에 우리 만세를 출산했어요. 자연출산을 결심한 것은 라는 책을 접한 뒤였어요. 자연출산의 가장 큰 매력은 내 아이에게 '평화로움'을 첫 선물로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내 몸에 가장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아보자는 결심을 하고 남편과 함께 출산교육, 리허설, 모유수유 교육까지 열심히 쫓아다니며 출산준비를 했습니다. 자연출산은 정말 특별하고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연출산으로 낳은 아이가 다른 방법으로 출산한 아이들보다 더 낫고 그런 건 없다고 생.. 2013. 10. 31.
예정일+1 예정일 하루 지난 오늘! 만세는 아직 나올 기미가 전혀 없다. 아직이냐는 질문이 스트레스가 된다는 걸 오늘 알았다, 커흥. 아침에 국세청 몇 바퀴를 돌면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에 대한 분노를 품고 있는 나를 보며(만세가 밉다는 생각까지!) 엄마가 된다는 일이 그저 책으로 읽고 뭔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쉽지 않은 일임도 알게 된다. 아이보다는 나 자신과의 문제가 더 클지도 모르겠다. 혼자 살아온지 33년만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이제 그 아이와의 삶을 살아갈텐데 이건 뭐 준비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부딪치고 적응하고 이해하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만나는 일이었다. 나 너무 준비없지 않았나 후회도 들고 겁도 난다. 워낙 가족이 많았던 신랑은 왠지 여유있어 보이는데, .. 2013.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