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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34

갈등해결의 지혜 서울대 공익법 강의 중 하나가 갈등해결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그 때 강영진 박사의 강의를 들었다. 새만금이나 국제분쟁에 대한 부분도 언급이 되어 기대를 했었는데 사실 약간 실망했다. 뭔가 시원한 해결책이 있을 거라는 나의 높은 기대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갈등을 해결하는데는 해결하려는 자세와 적극성, 정말 지혜라고밖에 표현 할 수 없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 때문이기도 했다. 그것을 말로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이 책은 일말 시원한 구석이 있다. 추상적인 해결방법을 그래도 구체적인 이론과 사례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니즈(needs)와 상대방을 대하는 자세 등은 처세에도 좋은 내용들이었다. 애니어그램을 하면서 나를 보는 방법이나 사람을 대하면서 느낀 어려움에 대한 조금 .. 2009. 11. 23.
근래들어 재미나게 읽은 소설 중에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 곰치님의 소설이시다. 교회 다니는 여성과 예수에 관심있는 남자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인데, 주 관점은 작가로 추정되는 남자 조경태씨다. 아마 교회다니는 사람치고 남자처럼 예수의 삶에 대해 고민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똥누는 예수, 용서에 집착했던 바울의 인생과 그로인한 잘못된 구원관 형성, 마리아가 처녀인가 아닌가에 대한 것들은 나에게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내가 믿고 있는 예수에 대해, 그리고 성경의 여러 이야기들을 나는 어떻게 내 살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고민했다. 남자의 관점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수위조차 고민하지 않은채 교회에 다닌다, 예수를 믿는다고 말하는 것은 약간 재미없는 일 아닐지도 모르겠다.. 2009. 11. 21.
상당히 기괴한 인상의 소설. 하지만 안개처럼 노동과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 철을 욕망하는 사람들의 비이성적인 행동들을 보면, 지금 우리가 자본을 추구하면서 보이는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멀쩡한 이빨을 다시 해넣고, 가족관계가 틀어지는 것 등이 그렇다. 아, 이 소설의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꼽추의 행각이다. 펜치로 이빨을 뽑고, 누구보다 돈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철선을 사고자 하지 않는가. 자기 욕망의 극악을 보여준다. 주인공들의 캐릭터는 하나같이 욕망하고, 살고자한다. 인간의 아주 본질적인 모습을 극적으로 그렸다. 인간에게 노동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일하고자 한다. 자아실현이나 여러가지 것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먼저 일은 먹을 것과 입을 것을 해결할 '돈.. 2009. 9. 4.
예수전 그가 바라보는 예수는 내가 어렴풋하게, 그리고 이런 사람이라고 알고 있어도 될까 하고 망설였던 부분을 시원하게 밝혀준(?)책이었다. 만약 내가 연목사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김규항의 예수전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연목사님은 물론 김규항씨를 모를테지만 나는 두 사람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묘하게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느낀다. 사실 내가 환경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그리고 운동에 '제대로'라는 말을 붙이게 된 것도 두분 탓(?)이다. 내맘대로. 흐흐! 예수가 기득권 세력의 오만함을 비판하고, 세상 제일 낮은 자리에서 인민을 위해 자기 삶을 바쳤다는 사실을 마가복음의 여러 부분을 통해 보여주는 이 책은, 성경이 박제된 글자로 이루어진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동적인 역사임을 다시 한 번 알게 해.. 2009. 9. 1.
인간의 일생 내게 있는 것 이후 다시 이재철 목사님 책을 펼쳤다. 신앙을 자기 야망의 도구로 삼는다,라는 표제가 내 마음에 확 와닿았다. 베레스 웃사, 하나님의 계명을 도구로 우쭐했던 웃사를 생각하면 내 삶, 내 운동의 순간마다 그 분이 아닌 내가 우쭐해 있었던 것을 깨닫는다. 학교를 졸업하고 운동을 시작하면서 더욱 그런 것이 심해졌다. 나는 절대 술먹지 않아, 내 신앙은 아직 다른 사람보단 낫지, 난 세상 속물처럼 안 살아, 라는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우쭐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환경운동 자체가 내게 자랑거리지 않았던가. 그걸 자랑삼지 않으면 운동을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고.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쇼 였다. 빤히 드러다보이는 속을 가지고 우쭐해졌던 마음이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내가 운동을 하고 삶을.. 2009. 8. 29.
죽음의 밥상 공장형농장의 문제점부터 기후변화, 윤리문제까지 총체적으로 볼 수 있었고, 환경과 노동의 문제, 공정무역과 채식주의에 대한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들이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마트에서 한꺼번에 많이 사는 것보다 각 지역의 농산물을 별개로 구입해 오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됨에도 공정무역제품을 이용해야 하는 윤리적 이유, 먼 곳의 유기농보다 유기농이 아닌 지역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덜 낸다는 사실 등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꺼리들이 많이 있었다. 결론은 이것이었다. 더 나은 선택은 가능하다. 책의 말미에서도 정리해주듯, 이 책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기 위함일 것이다. 나 또한 아는 것을 근거로 내 행동을 .. 2009. 8. 18.
오빠는 필요없다 권혁범 교수님 추천으로 읽은 책. 노동운동을 비롯한 진보운동 내의 가부장제에 대해 담은 책이다. 여성활동가들의 고백과 함께 소위 진보라고 하는 곳에 숨어있는 가부장제와 남성우월주의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내었다. 진보운동권 내에서 운동의 목적과 성과를 위해 은폐되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 성역할 분담은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우리안에 소소하게 녹아있는 성차별적 발상 - 컵씻기는 여성이, 나가서 선동-발언하는 일은 남성이 - 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여성활동가들의 고백들을 읽으면서 여성운동가들의 고민들, 현재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늘 보는 여민회 친구들, 거대한 운동의 패러다임에서 여성이라는 깃발을 들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고민하는 그들을 보면서 나를 타자화 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 2009. 7. 31.
파이이야기 터키에 갈 때 반드시 읽겠노라고 낑낑대며 들고 갔었다. 카파도키아로 향하는 버스에서 단숨에 읽은 파이이야기. 이런 소설을 보면 좌절감에 슬프다. 얀 마텔도 나랑 같이 밥먹고 똥싸는 인간일텐데, 얘는 왜 이리 잘쓸까하는 심한 좌절감.^^ 처음 폰디체리 생활부분이 지루하긴 했지만, 배가 침몰한 후부터 소설이 내뿜는 흡입력은 멀미가 날 지경이다. 리처드파커와 공존해야 하는 파이, 자신을 위협하는 그를 차라리 생존의 이유로 삼게 된 과정은 내가 삶을 이어가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과연 진짜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다. 동물의 캐릭터가 저리도 역동적으로 묘사될 수 있는걸까, 도대체 어떻게 서술하는 연습은 어떻게 한걸까? 재능이신가? 오마이갓! 바다에서 육지로 돌아온 파이는 - 다른 서술자에 의해 딸이 있.. 2009. 7. 25.
동물농장 유치원 때였나, 이 소설을 만화로 본 적이 있었다. 아오, 그 때 내가 보기엔 너무 각박한 만화여서 별로 기억이 좋지 않았다. 돼지는 나쁜 동물이고, 말은 미련하고, 당나귀는 늙어 빠진 것만 기억이 났었는데. 말이 죽었을 때, 충격은 아직도 선명하다. 아이쿠, 큰일이네. 동물농장을 지금 다시 보니, 지금도 그렇다. 아이쿠, 나폴레옹이라는 돼지,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랑 비슷하네. 복서의 차라리 미련하다 싶은 모습을 보면서 아이고, 저건 내 주변의 지천으로 널린 사람들인가? 그럼 나는 뭐지? 권력과 시민의 모습, 국가주의와 시민사회의 모습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원래는 볼셰비키혁명 당시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어떤 시대가 배경이 되었든 공통적인 무언가를 명확하게 짚어내는 이 소설은 말 .. 2009. 4. 12.